40대 여성을 ‘묻지마 폭행’하고 그 과정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며 조롱한 중학생 3명 중 1명이 구속됐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길에서 지나가던 40대 여성을 폭행하고 무인가게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공동폭행, 절도)를 받는 중학생 A군을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법원은 A군이 도주가 우려되고, 소년법상 보호처분보다는 형사처벌이 적합하다고 판단을 내려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 가담한 다른 중학생 2명은 소년원에 유치됐다. 이들은 이미 다른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폭행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학생들은 지난달 18일 오전 4시30분쯤 대구 서구 내당동 거리에서 피해 여성을 폭행하고 같은 날 무인가게에서 수천원 가량의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특히 피해 여성을 ‘날아차기’해 폭행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스스로 SNS에 올렸다. 영상을 보면 가해 학생들은 피해 여성에게 신발을 던지며 시비를 걸다가 이후 발로 차 바닥으로 넘어뜨렸다. A군은 특히 이 여성이 휴대전화를 들고 신고하려 하자 몸을 띄워 발로 차는 ‘날아차기’로 가격했다. 영상에는 이 같은 상황을 촬영하면서 재밌다는 듯 웃는 소리도 담겼다.
가해 학생들은 범행 직후 달아났으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피해 여성은 당시 폭행으로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았다.
가해 학생들이 촬영해 SNS에 올린 영상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공분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가해 학생들에게 흡연하지 말라고 지적한 게 폭행의 발단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중학생인 가해 학생들이 촉법소년인 만 14세 미만인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관찰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A군을 비롯해 가해학생들 모두 이미 촉법소년 적용 연령을 넘겨 보호처분이 아닌 공동 폭행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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