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여성 체스 선수가 히잡을 벗은 채 국제 대회에 참가해 주목을 받고 있다.
CNN방송은 이란 자라마통신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체스 선수인 사라 카뎀이 히잡을 쓰지 않고 국제체스연맹(FIDE)이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26일 주최한 국제체스챔피언십에 참가했다는 소식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라사닷 카데말샤리에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선수는 1997년생으로 각국 체스 선수들 가운데 804위, 이란에서는 10위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란 반정부 시위 시작 이후 각종 국제 경기에서 히잡을 쓰지 않는 이란 여성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스포츠클라이밍 선수인 엘나즈 레카비는 10월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 히잡을 쓰지 않고 참가한 바 있다.
레카비는 추후 히잡이 벗겨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 말이 이란 정부의 강요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이달 초 레카비의 가족이 사는 주택이 강제 철거당했다는 보도가 나와 이란 당국이 보복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지난달에는 이란 여성 궁수 파르마다 가세미가 테헤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히잡을 떨어트리고 나중에 히잡이 떨어지는 것을 몰랐다고 밝혔다. 이후 소셜미디어(SNS) 상에서 가세미가 히잡이 떨어지는데도 가만히 있는 장면이 퍼지며 반정부 시위 지지를 표시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마리암 카제미푸르 이란 스포츠부 차관은 당시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게 행동한 여성 선수들이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며 “실수를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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