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우승을 거머쥔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엔조 페르난데스(21·벤피카)가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아르헨티나의 샛별로 떠오른 그가 청소년이었던 2016년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를 향해 ‘은퇴하지 말라’고 호소하며 열렬한 팬심을 드러냈던 장문의 편지글도 함께 화제가 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19일(한국시간) 월드컵 시상식에서 우승과 함께 21세 이하 선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2001년생인 페르난데스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서 가치를 입증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최우수 선수상인 골든볼을 거머쥔 아르헨티나 ‘축구의 신’ 메시와 함께 시상식에 섰다. 그 역시 메시의 열렬한 팬이었던 만큼 더욱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페르난데스는 2016년 메시가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에서 칠레에 패배한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대표 은퇴 철회’를 호소하는 장문의 편지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당시 글에서 “우리는 당신이 받는 압박의 1%도 받아본 적이 없다. 4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당신이 완벽하게 하기를 원하고 요구한다”면서 “당신은 비교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며, 지구상 최고의 선수이나 그들(자국 팬들)은 당신이 인간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패배에 대한 분노의 책임이 당신에게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고 슬퍼했다.
그러면서 “리오, 당신을 하고 싶은 것을 하라. 하지만 부디 남아 달라”며 “어렸을 적 당신은 분명 나라를 대표하고 즐겁게 경기하는 것을 꿈꿨을 것이다. 당신이 하늘색과 흰색을 입고 뛰는 것을 보는 건 아르헨티나의 가장 큰 자부심이다. 고맙고 미안하다”며 메시를 향한 깊은 애정을 전했다.
메시는 결국 수많은 아르헨티나 팬들의 만류에 힘입어 2개월 뒤 다시 국가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6년 뒤인 올해 페르난데스는 카타르월드컵 대표팀으로 합류해 메시의 동료가 되고 함께 월드컵 우승을 이뤄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27일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메시의 어시스트를 받아 월드컵 데뷔골을 넣기도 했다. 자신의 우상과 합작한 골이기에 페르난데스의 오랜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후 폴란드전에서는 1도움을 올렸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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