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한 숙소가 한국인 관광객의 방문에 맞춰 욱일기와 ‘천황폐하만세’라고 적힌 깃발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일본 여행 커뮤니티 네일동에 따르면 A씨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도쿄 주조역 근처의 숙소를 예약한 뒤 지난 7일 일본을 방문했다. A씨가 짐을 맡기기 위해 입실 시간보다 이른 오전 11시쯤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아무런 깃발도 걸려있지 않았으나, 외부 일정을 끝내고 오후 10시쯤 숙소에 돌아오니 욱일기와 ‘천황폐하만세’ 깃발이 걸려있었다.
A씨는 “지난번에 아는 동생과 함께 묵었던 숙소라 다시 예약했던 곳”이라며 “(주인이) 혐한이라서 저한테 위협을 가하지 않을까 무섭다”고 토로했다. 불안함을 느낀 그는 즉시 다른 호텔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A씨가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숙소 2층 외부에 전범기와 ‘천황폐하만세(天皇陛下萬歲)’라고 적힌 깃발이 내걸려있다. 1층 현관문 위쪽에는 ‘호국존황(護國尊皇)’이라는 팻말이 붙어있는데, 호국존황은 국가를 보호하고 황제를 존귀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A씨가 다음 날 숙소를 찾아가 깃발에 대해 따져 묻자 주인은 “외부인 침입을 막기 위해 국기를 달았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A씨는 “외부인 침입을 막기 위해서라면 도어락이나 비밀번호를 설치해야지 왜 전범기를 달았냐고 물어보긴 했지만, 이야기가 통하지 않아 일을 넘겼다”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에어비앤비 측은 해당 숙소의 검색을 차단하고, A씨에게 환불 처리 및 교통비 등을 보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에어비앤비에서는 문제의 숙소가 검색되지 않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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