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의 지속적 추진과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전국 동시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수도권 물류 허브인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조합원 1000여 명이 모여 파업 출정식을 벌였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가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할 필요가 없도록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어기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매기는 제도다.
이날 출정식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안전운임제 확대, 가자 총파업으로’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서면서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 우리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화물차 사고로 1년에 700명 가까이 사망하고 있다. 한 달 내내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하고 겨우 생활비를 가져가는 화물노동자는 더는 죽음과 고통을 연료 삼아 화물차를 움직일 수 없다”면서 “안전운임제만이 화물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제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자본과 한 몸이 돼 화물노동자를 우롱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저들의 주장대로라면 화물노동자는 죽을 때까지 자본의 노예로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합원들은 집회 신고(오전 10시∼낮 12시)를 낸 의왕ICD 1기지 입구 교통섬 주변 왕복 4차로를 집회를 시작하면서 부터 모두 봉쇄했다.
안전운임제는 2020년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에만 일몰제로 한시적으로 도입돼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이 다가오자 6월 일몰제 폐지를 내걸어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적용 품목 확대를 논의하는 조건으로 8일 만에 파업을 풀었는데, 정부가 약속을 저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의왕ICD와 평택·당진항 등 물류 거점에 17개 중대 1200여 명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비조합원 차량 운송방해, 차로 점거, 운송기사 폭행, 차량 손괴, 사업장 봉쇄 등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의왕ICD는 전체 부지 75만㎡에 42만㎡ 규모의 컨테이너 야적장을 갖춰 매년 137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가 오가는 수도권 물류 허브다.
의왕=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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