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지속 불가능한 일정 때문에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어 경력이 끝날지도 모를 위기에 놓였다.”
1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국제 축구선수 권익 보호 단체인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한 살인적인 일정을 비판하며 이같이 밝혔다. FIFpro는 보고서에서 월드컵이 카타르의 무더위 탓에 이달 20일 개막하게 되면서 많은 선수가 살인적인 경기 일정에 시달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월드컵은 가을에서 봄까지 진행되는 유럽 축구의 오프 시즌인 여름에 개최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 개막 6일 전까지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뛰고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도록 했다. 월드컵 전후로 어느 정도 쉴 시간이 주어졌던 예년보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이 단체는 손흥민(토트넘)의 부상을 중심 사례로 제시했다. 앞서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의 마르세유와 경기 중 안와 골절상을 입어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다. 손흥민은 지난 10월 그라운드에서 600분을 뛰었다. 또 지난 시즌부터 지금까지 프리미어리그(EPL),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공식 대회부터 A대표팀 소집까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14만6000㎞를 이동했다.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 표준 시간대부터 한국 시간대까지, 손흥민이 지난 시즌부터 건넌 시간대 수를 모두 합하면 132개나 된다. 시차 적응은 선수 건강 리듬에 악영향을 준다.
보고서는 바이에른 뮌헨(독일) 소속의 세네갈 공격수 사디오 마네가 지난 시즌부터 지금까지 소속팀에서 93경기를 소화한 것도 사례로 제시했다. 마네는 최근 베르더 브레멘과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입어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출전을 확답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요나스 베어호프만 FIFpro 사무총장은 “많은 선수가 (살인적인 일정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러커룸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선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이 끝나도 문제다. 곧바로 소속팀에서 빡빡한 일정을 이어가야 하는데 이때 다칠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월드컵 결승전은 다음달 18일 치러지는데, 불과 이틀 뒤 잉글랜드의 리그컵 4라운드가 진행된다. 프리미어리그(EPL)는 26일 재개한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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