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침해의 주범 ‘몰래카메라’를 손쉽게 찾아내는 스마트폰 앱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해당 앱을 내려받아 휴대전화에 깔아 놓으면 언제 어디서나 꼭꼭 숨겨놓은 몰래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다.
31일 한국에너지공대 노영태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의진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스파이카메라(일명 몰래카메라)를 순식간에 탐지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노 교수와 이 교수 연구팀은 무선신호를 활용한 몰래카메라 채널상태정보(CSI)가 움직이는 물체를 포착했을 때에만 변화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근거리 무선망(Wi-Fi)을 사용해 클라우드로 영상정보를 송출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전송할 때 채널상태정보 변동에 이은 비디오 압축기술이 사용되고 조금이라도 동작이 있으면 무선통신의 전송량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비디오 전송의 특성을 활용해 스마트폰 앱으로 사생활을 몰래 촬영하는 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화장실과 객실 등에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특수 장비로 찾아낼 수 있었지만 스마트폰 앱으로 간단히 검색하는 기술 개발은 이번이 최초다.
연구팀은 화장실부터 거실 크기 공간, 옷을 갈아입는 동안 발생하는 특정인의 움직임은 물론 설거지와 같은 가벼운 몸동작 등 다양한 상황에서 해당 시스템이 실시간 견고한 성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이 전송량 변화를 인식해 몰래카메라가 설치됐다는 사실을 이용자에게 곧바로 알려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몰래카메라가 즉각적 전송을 하지 않고 메모리에 저장하면 찾아낼 수 없다는 것은 단점이다.
연구팀은 또 해당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려면 하드웨어 추가 설치 등 일부 보완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노영태 교수는 “휴대하기 편한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두면 숨겨놓은 몰래카메라를 금방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높은 탐지 성능을 가지고 있어 그동안 몰래카메라로 유발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교수 등의 연구성과를 담은 논문은 올해 미국 애틀랜타에서 9월 11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국제 저명 학술대회 ’ACM Ubicomp 2022’ 에서 처음 발표된 이후 해당 학술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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