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연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길이 13m의 초대형 참고래가 교육용 표본으로 제작돼 내달 공개된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은 2019년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해안에서 발견된 참고래 사체 골격 표본 작업이 최근 마무리됨에 따라 내주 제주로 이송해 내달 박물관 로비에서 공개·전시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전시되는 참고래는 체장 12.6m로 아파트 4층 높이와 같다. 참고래 표본 제작은 국립수산과학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이어 전국 세번째다.
참고래는 해양생태계보전관리법상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연구나 교육용으로만 쓸 수 있다. 이번에 전시된 고래는 발견 당시 밍크고래로 추정해 제주해경이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하려 했으나 DNA 확인 결과 멸종위기 보호종인 참고래로 드러나면서 대학 연구진들의 공동 연구가 진행됐다.
이후 뼈에 붙은 거대한 근육과 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박물관 부지 모래 속에 14개월 가량 사체 매립 과정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골격 표본작업이 이어졌다.
제주에서 대형 고래 사체가 발견된 건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여름 태풍 ‘송다’가 제주를 강타한 뒤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 가문동 해안에 길이 14m에 달하는 브라이드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우리나라 해안에 처음 좌초된 브라이드고래 사체였으나 부패가 심해 연구는 이뤄지지 못했고, 현재 표본만 같은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박물관은 표본 전시를 앞두고 19일부터 탐라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합동 드로잉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학생들에게 참고래의 생태에 대해 교육하고 가로 5.5m, 세로 1.8m의 거대한 고래 드로잉 작품을 완성해 표본 개막에 맞춰 박물관 로비에 전시할 예정이다.

박찬식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관장은 “참고래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해양동물”이라며 “도민과 관광객이 해양동물의 생태와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참고래는 고래 가운데에서도 대왕고래 다음으로 크다. 수명은 약 100년 이상이며, 최대 27m까지 자란다. 전시되는 참고래는 젖을 막 뗀 1년생 전후의 새끼 개체다.
참고래는 191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일본과 한국 근해에서 5900마리가 포획됐으나 최근 20년간 한국에서 발견된 기록은 8차례에 불과하다.
국제포경위원회 포획금지종, 국제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종, 해양수산부 해양보호생물로 각각 지정, 관리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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