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임대해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며 카카오 주요 서비스 접속에 장애가 생겼다. 정상화가 언제 이뤄질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불편을 겪는 이용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답답함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메신저 플랫폼으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신뢰와 안정감을 담보하지 못하며 ‘국민 메신저’로서의 아성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카카오톡과 카카오가 운영하는 서비스, 포털사이트 다음 홈페이지의 시스템 오류는 15일 오후 3시30분쯤 발생했다. 카카오톡은 세부 장애 범위를 파악해 조속히 복구하겠다고 밝혔지만, 오후 8시 30분 현재 5시간이 넘도록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톡 오류는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국내에서 카카오톡이 모바일 메신저로서 사실상 단일 선택지였던 상황에서 카카오의 독과점적 지위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 요소도 부각되는 모양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장민준(29)씨는 “전 직장 동료들과 오늘 오후 8시에 모임이 있었는데, 서로 전화번호를 다 알지 못하던 상황에서 카카오톡 단체방이 멈추며 큰 혼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토요 근무를 하고 있던 직장인들 역시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온라인상에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업무 이야기를 하고 있다가 먹통이 돼 불편을 겪은 상황을 비롯해 업무 파일 전송을 문자나 메일로 일일이 한 명 한 명에게 보내는 등의 후일담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다음 메일을 통해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접속할 수 없어 중요한 메일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카카오톡의 리스크 관리 부실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데이터시스템 화재 한 번에 온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리스크 관리가 되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다.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서버와 사업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는 이원화되어 운영 중이고, 현재 1개 센터 전체가 영향을 받은 유례없는 상황”이라며 “이중화 작업이 돼 있으나 이를 적용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용자 사이에선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메시지(DM), 페이스북 메시지 등 해외 모바일 메신저로 이동하는 ‘사이버 대피’ 현상도 감지된다. 박혜영(29)씨는 “그동안 메신저를 무료로 유용하게 사용했던 만큼 카카오의 독과점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면서도 별다른 판단을 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의 독과점 문제를 소비자 입장에서 다시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카카오와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양대 축인 네이버도 이날 화재로 일부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네이버는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라이브커머스 서비스 ‘쇼핑라이브’에서 스마트스토어 상세 페이지 접속이나 구매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는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카카오 데이터센터가 입주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의 SK 판교 캠퍼스 A동 지하에는 카카오뿐 아니라 네이버 데이터를 관리하는 업무 시설도 들어와 있다. 이 건물은 지상 6층에 지하 4층 규모(연면적 6만7000여㎡)로, 소방 인력 60여명과 펌프차 등 20여대가 동원돼 화재를 진압 중이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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