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업체들이 ‘스타트업 동맹군’을 찾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러브콜’ 대상은 주로 자율주행 분야이지만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폐배터리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9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제1회 모비스 모빌리티 데이’를 가졌다. 전 세계 모빌리티 스타트업 관계자와 투자자 등 80여명을 초청했다. 이 행사의 목적은 미래 신사업을 함께 추진할 동맹군 찾기다. 현대모비스는 회사의 미래 전략을 설명하고, 기술 동향 등을 공유했다.
완성차 업체와 스타트업의 동맹은 주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이뤄진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 8월 이스라엘 스타트업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제공받기로 했다. 미국 배터리 스타트업 ‘포지 나노’와도 협력을 모색 중이다. BMW는 3D 라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서울로보틱스와 손잡았다. 통상 자율주행은 차량에 고성능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하는 식으로 구현한다. 하지만 서울로보틱스는 인프라를 통해 완전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갖췄다. BMW는 독일 공장에 서울로보틱스의 기술을 도입해 완성 차량이 스스로 반출지점까지 이동하도록 했다. 포드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에 투자했다. 아르고AI는 400m 떨어진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라이다를 개발한 회사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최근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한 것도 미래차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포티투닷의 인수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의지가 강하게 녹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기계와 정보통신(IT)이 융합한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 한 기업이 개발하기 어려운 만큼 동맹군을 찾으려는 시도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13일 관측했다.
기아 유럽법인은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에 독일 스타트업 ‘앙코르’와 손잡았다. 유럽에서 판매한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수거해 배터리 팩 테스트를 거쳐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이 2025년 3조원에서 2050년 600조원 규모로 급격하게 성장한다고 추산한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UAM법인 슈퍼널은 영국 스타트업 어반에어포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도심 내 교통허브 건설에 대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해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도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스타트업 아우토반’을 운영 중이다. 벤츠코리아는 2020년부터 스타트업 29개를 발굴해 지원했다. 벤츠코리아에서 선발한 스타트업 딥파인과 모픽은 지난 7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벤츠 본사에서 기술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우수한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과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자동차’를 만드는 여정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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