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미·일 동해 합동군사훈련과 관련해 “일본군의 한반도 진주,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일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다. 지난 7일 한·미·일 합동훈련을 ‘극단적 친일 국방’으로 규정한 데 이어 또다시 고강도 비판을 내놓은 것이다.
이 대표는 10일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서 “미 동맹과 우리 자체 군사력·국방력으로 충분히 안보를 지킬 수 있는데 왜 일본을 끌어들이려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하나씩 놓이는 느낌”이라며 “우리나라가 한·미·일과 북·중·러 군사 동맹체들의 전초기지가 돼 한반도의 냉전, 열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특히 독도를 놓고 영토 분쟁을 벌이는 상태에서 일본 자위대와 손잡고 욱일기와 태극기를 함께 휘날리며 합동훈련을 하는 것이 나중에 어떤 일의 단초가 될지 모른다”며 “우리 국민이 심각한 이 상황을 제대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한·미·일 합동훈련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을 요구하는데 해명은 하지 않고 거꾸로 반일 색깔론을 덧씌우니 황당하다”면서 “반일은 낡아빠진 운동권 이념이고 친일은 새로운 보수의 이념이냐”고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도 문제 삼았다.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은 CBS 라디오에서 “윤석열정부는 군사제일주의, 한·미동맹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며 “굉장히 반공·극우적 시각을 가진 참모들이 포진해 있어 남북관계 전망을 좀 어둡게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윤석열정부의 안보정책과 관련해 연일 파상공세를 펴는 것은 여권이 북한 핵실험 등을 고리로 ‘색깔론’을 들어 야권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반도 안보위기의 책임을 떠안지 않겠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문재인정부의 굴종적 대북정책이 현재 안보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의 ‘종북 프레임’을 무력화하려고 민주당이 ‘친일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지난 30년 가짜 평화라는 망상에 취해 안보를 망친 집단이 이제는 과거를 팔아 또다시 안보를 저해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안보 흔들기’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은 북한이 연일 동해상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일촉즉발 위기 상황에서 역설적이게도 ‘극단적 친일’ 운운하며 반일 갈등 조장을 재개했다”며 “묻지마식 친북 행위는 국민의 생명 보호라는 국방의 기본도 저버리는 반국가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해 안보와 국익마저 내팽개치고 ‘극단적 친일 몰이’에 나서고 있다”며 “나 혼자 살자고 나라 파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오주환 구승은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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