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미국 출장을 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 목적”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 한 장관은 “범죄 신고나 내부 고발을 하는 것이냐”며 반발했다.
김 의원은 10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7월 한 장관이 미국 뉴욕남부연방 검찰청 출장을 간 것은 이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등장하는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한 버질 그리피스는 2019년 북한에 방문해 대북 제재를 피해 암호화폐를 해외 송금할 수 있는 기술을 북한에 소개했다가 적발돼 징역 5년3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뉴욕남부연방검찰은 그리피스와 한국 내 사업 연락책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법원에 제출했는데, 그 안에 ‘한국의 서울시장과 성남시장이 북한의 암호화폐 거래 연결망 구축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등장한다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
김 의원은 “이메일 안에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국회의원들이 등장한다”며 “북한과의 연결고리를 잡아내 문재인정부 주요 인사들, 그리고 이재명 시장을 일망타진할 수 있는 계기로, 한 장관이 미국 출장을 간 이유는 이를 수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일 한 장관의 출장이 실제 야권 인사들을 수사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탄핵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검찰청법 8조에 보면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지휘할 수 없다. 그런데 이미 서울중앙지검 부장으로 발령이 난 사람과 함께 미국에 가서 조사한 것은 수사라고 볼 수 있다”며 “검사를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가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게 사실로 드러나면 저는 탄핵 사유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의원 주장에 한 장관은 입장문을 내고 “김의겸 의원 말처럼 대한민국 정치인이 북한 가상화폐 범죄와 연계됐다면 범죄의 영역”이라며 “김 의원은 지금 범죄 신고나 내부고발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저런 범죄가 드러나도 수사하지 말라고 미리 복선을 깔아두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반박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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