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용 밀대 자루로 초등학생의 엉덩이를 11대 때린 20대 초등학교 교사가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 신교식 부장판사는 최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교사 A씨(29)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과 아동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도 각각 명령했다.
A씨는 지난 6월 2일 오전 8시40분쯤 원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B군(12)이 영어 숙제를 거짓으로 제출했다는 이유로 청소용 밀대로 B군의 엉덩이 부위를 11대 때려 2주간 치료를 해야 하는 타박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의 행위가 학생을 훈육한 것으로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정당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국가·사회적으로 정당하게 여겨지는 행위를 말한다. 징계행위 중에서는 학교장이나 친권자 등의 징계, 소년원장의 훈계나 근신 등이 대표적 사례다.
다만 물리력을 행사하는 체벌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31조 8항에 따르면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훈육·훈계할 수 있지만, 이때에도 도구나 신체 등을 이용해 학생의 신체에 고통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해선 안 된다.
A씨 측은 훈육을 주장한 것과 별개로 피해 학생 측과는 3300만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신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행위와 방법, 결과 등에 비춰 죄질과 법정이 매우 무겁다”며 “아무런 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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