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밥퍼’ 조형물 철거… 구청 앞 ‘항의 배식’ 계획

Է:2022-09-2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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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지하차도에 부착돼 있던 밥퍼나눔운동본부 조형물의 모습. 다일복지재단 제공

무료급식소 ‘밥퍼’ 인근에 설치돼 있던 트리 모양의 밥퍼 홍보 조형물이 새벽 사이에 철거됐다. 밥퍼 측은 구청의 ‘불통’을 비판하며 구청 앞 항의 배식을 계획하는 중이다.

29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동대문구청은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에 설치됐던 밥퍼나눔운동본부(밥퍼)의 트리 모양 조형물을 지난 28일 새벽 철거했다.

철거된 조형물은 성탄 트리 모양을 본뜬 높이 8.6m, 너비 3m의 금속제 조형물로 본래 답십리 굴다리 지하차도 양측에 붙어 있었다. 앞서 구청은 지난달 25일 밥퍼를 운영하는 다일복지재단에 “해당 조형물은 적법한 절차 없이 설치된 불법 광고물이므로 자진철거하라”며 강제 철거 행정대집행을 계고했다.

밥퍼 측이 이에 응하지 않자 구청은 결국 강제 철거에 나섰다. 지난 27일 한국철도공사에서 긴급 단전을 승인받은 구청은 크레인 두 대와 인력 5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고, 다음 날인 28일 오전 1시쯤부터 3시간에 걸쳐 철거를 완료했다.

해당 조형물은 밥퍼 측에 의미가 깊다. 이들은 “2002년 문화부 장관이 이곳에서 진행되던 밥퍼의 성탄 예배를 보고 감명을 받아 조형물 제작을 제안했다”고 주장하며 이 조형물을 ‘희망 트리’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이 조형물은 올해 들어 거듭된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월에는 한국철도공사 측이 “조형물이 부착된 담벼락이 노후화돼 전도될 위험이 있다”며 밥퍼에 철거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7월부터는 동대문구 일부 주민들이 조형물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을 구청에 줄지어 접수하면서 구청이 철거를 압박하고 나섰다.

철거 소식을 접한 밥퍼 측은 구청이 소수의 민원에만 귀를 기울이고 당사자인 밥퍼와는 면담 한 번 가지지 않았다며 구청의 ‘불통’ 처사를 규탄했다.

다일복지재단 대표인 최일도 목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구청은 대화를 통해서 민원을 해결할 생각은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고, 밤늦은 시간에 아무도 모르게 강제 철거를 진행했다”며 “겨울이 오기 전에 희망트리를 다시 세울 수 있게 응원해달라”고 조형물을 다시 설치할 뜻을 내비쳤다.

밥퍼 내부에서는 구청 앞에서 ‘항의 배식’을 진행할 계획도 세운 상태다. 다만 이를 당장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을 예정이다. 다일복지재단 관계자는 “(배식을) 밥퍼에서 하지 않고 구청 앞에서 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도 “구청에서도 먼저 공문으로 뜻을 밝히고 행동에 나섰듯 우리도 우선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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