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제주지역 농작물 피해 면적이 400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태풍에 이은 잇단 비날씨로 파종이 지연되면서 특정 대체 작물의 과잉 생산까지 우려되자 제주도가 농가에 휴경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제주도가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접수한 제주지역 총 피해신고 현황을 보면 도내 농작물 피해 면적은 4061㏊로 잠정 집계됐다. 도 전체 경지 면적(5만8654㏊)의 7%에 이른다.
힌남노가 밭작물 파종 시기에 들이닥치면서 침수와 해풍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컸다.
힌남노가 지나간 후에도 무이파 등 한반도 주변을 지나는 태풍의 잇단 간접 영향으로 비날씨가 계속되면서 제주에선 땅에 수분이 빠지지 않아 마늘의 경우 파종이 지역에 따라 예년의 20~50% 선에 그치고 있다.
마늘은 파종이 늦어지면 수확량이 3.3㎡당 1.5~2㎏ 가량 줄고 상품성도 떨어진다.
농가들은 가을 폭우가 있었던 지난해처럼 파종 시기를 놓쳐 비상품이 많이 나올까 걱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주에는 다시 18일부터 태풍 난마돌의 간접 영향으로 비가 예보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많은 농가들이 파종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은 월동무로 작물을 전환하면서 월동무 과잉 생산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제주도가 농가에 휴경을 권고하기로 하고 15일 각 읍면동 주민센터에 휴경특별보상금 지원사업 신청자 모집을 안내했다. 지원 규모는 ㏊당 210만원이다.
제주 최대 마늘 주산지인 대정농협 관계자는 “9월 중순이면 마늘 파종이 끝나야 하는데 올해는 여름철 고온으로 전체적으로 농가들이 예년보다 늦게 파종한 데다 태풍과 비날씨로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가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접수한 제주지역 총 피해 신고 접수액은 16일 오전 8시 기준 9억85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축이나 농작물 등 생물 피해는 피해 수량(면적)만 접수하고 피해 금액은 국가재난관리시스템 상 접수에서 빠지기 때문에 제주도의 농작물 피해는 총 피해 신고 접수액에 포함되지 않았다.
농작물을 제외한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 규모는 무단횡단 금지시설(4560m) 훼손이 3억6500만원으로 가장 크다. 이어 사유림(1㏊) 훼손 1억5200만원, 항구 피해 6900만원, 농로 경계 훼손 64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사유 시설에서는 주택 9개동이 침수돼 1800만원, 농경지 9057㏊가 유실돼 46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수산물 양식시설(1288㎡), 축사시설(132㎡), 농림시설(259㎡)에서도 1억4600만원의 피해가 확인됐다.
도가 피해액 접수를 마감하면 행정안전부가 현장 방문 등 확인 절차를 거쳐 최종 피해액을 확정한다. 지자체의 법정 피해신고 접수 기한은 오는 23일이다.
지난 5~6일 제주는 초강력 태풍 힌남노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제주시 한경면 고산지역에선 순간최대풍속 시속 153㎞(42.5㎧)의 강풍이 불고, 한라산 윗세오름엔 이틀간 816㎜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1만7000가구가 정전되고, 해안가 주택이 침수되는 등 총 40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