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박7일 일정으로 18일 영국·미국·캐나다 순방길에 오른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두 번째로, 지난 6월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이후 79일 만이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순방길에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우선 영국 런던을 방문해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또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캐나다를 방문해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한·캐나다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12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의 목적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경제외교의 기반을 확대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 결정에 대해 “한·영 관계의 역사적 인연과 중요성, 그리고 여왕의 업적과 한국에 대한 고인의 애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이라며 “윤 대통령 연설은 국제 현안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국제 질서 구축에 앞장서는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역할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대북정책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 등 북한에 비핵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도 기조연설에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미·일 등 3~4개국 정상과의 양자회담을 추진 중인데, 특히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한·일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회담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번에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으로 꽉 막힌 양국 관계에 숨통이 트일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5월에 이어 4개월 만에 추진되는 것이다. 대북 문제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현안이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일 3국 정상회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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