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6일 경북 포항에서 하천 옆에 있던 펜션 건물이 강바닥에 통째로 내려앉는 사고가 벌어진 가운데 펜션 주인 측이 “아버지의 자부심이 담긴 건물”이라며 ‘부실공사 아니냐’는 일부 누리꾼의 지적에 반박했다. 그는 “저수지 물 방류로 토사가 밀려와 지반이 침식돼 그런 것일 뿐 부실공사가 아니다”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사고가 났던 펜션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A씨는 인스타그램에서 “힘든 와중에 댓글에 부실공사라든지 바이럴(마케팅)이라고 하는 등 농담 섞인 유언비어가 있어서 못 참고 글을 적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포항 남구 오천읍의 하천 옆에 있던 한 펜션은 힌남노로 인한 폭우로 인근 지반이 무너지면서 강바닥으로 내려앉았다. 건물은 부서지지 않고 형태를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였다. 이 건물의 사진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면서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부실공사가 의심된다” “마케팅 수단일지도 모른다”는 의심 섞인 반응이 나왔다.
이에 A씨는 “아버지의 자부심이 담긴 건물”이라며 “20년을 넘게 건설업에 종사하신 아버지께서 마지막 노후를 위해 직접 지으신 펜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인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짓는 마음으로 튼튼하고 안전하게 지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고는 부실공사로 인한 게 아니다”며 “무너진 건물뿐 아니라 그 앞에 있던 주차장 부지까지 30m 가까이 지반이 침식됐다. 이는 인근 오어 저수지에서 물이 넘쳐 위쪽 도로와 제반시설이 무너지면서 그 토사와 나무들이 떠밀려 와 지반을 침식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C동이 튼튼하게 지어져 범람하는 토사를 버텨주었기에 뒤에 남은 나머지 건물이 무사했다. 실제로 (강바닥으로 내려앉은) 건물은 금가고 깨진 곳 하나 없이 튼튼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비록 새로 지은 건물이 무너졌고 그로 인해 저희는 파산할지 모르지만 (풀빌라를) 짓지 않았다면 인명피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버지께선 ‘우리집은 망했어도 덕분에 한 명도 죽지 않고 살았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부실공사라든지 바이럴이라고 하는 등의 댓글은 저희 가족에게 조금은 아픈 얘기다. 부디 자제해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그는 “저희 가족의 아픔에 공감해주신 많은 분께 감사하다”며 손님들의 대피가 끝나고 건물을 지키고 있는 부모님의 사진을 올렸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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