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 개최를 거듭 제안한 데 대해 대통령실은 “야당과의 대화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9일 브리핑에서 이 대표의 영수회담 요청에 대한 대통령실 입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대통령실은) 그동안 여야 지도부 면담과 관련해선 언제든지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린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영수회담’ 대신 ‘여야 지도부 면담’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우회적으로 영수회담에 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는 ‘여야 지도부 면담’ 등에 대한 협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대통령실은 ‘영수회담’이란 용어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영수회담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시대의 용어로 권위주의 잔재가 남아 있다는 게 대통령의 시각이다. 마찬가지로 통상적인 영수회담 방식인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단독 회담에도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이진복 정무수석이 이날 이 대표를 예방해 윤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기로 한 일정이 하루 뒤로 미뤄진 데 대해서는 “민주당의 추가 지방 일정이 정해진 관계로 대화와 조정을 통해 내일로 (결정) 됐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입장에선 현직 대통령이 아닌 전직 대통령인 문재인 전 대통령을 먼저 만나는 것이라 불쾌할 수도 있는데’라는 질문에는 “(배경이) 별것 없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은 우리가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협력을 요청하고 기대하는 카운터파트”라며 “정무수석이 충분히 (일정을) 조율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날짜라는 것은 중요치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통화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일정이 조율되면 자연스러운 기회가 마련되지 않을까”라고 한 관계자는 언급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대표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민생 후퇴를 막고 민생 개선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이를 위해 윤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영수회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당대표 수락연설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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