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환자 지킨 故현은경 간호사… “의사자 지정해야”

Է:2022-08-08 06:46
:2022-08-08 10:05
ϱ
ũ
진 간호사 현은경 씨의 발인이 7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 병원 화재 사고 당시 끝까지 환자를 지키다 숨진 고(故) 현은경(50) 간호사를 의사자로 지정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한간호협회와 이천시 등은 7일 “현씨의 의사자 지정 서류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사자는 자신의 직무가 아닌데도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을 돕거나 구하다가 숨진 사람으로, 정부가 관련법에 따라 고인과 유족에 대한 예우와 지원을 하게 된다.

의사자 지정을 위해서는 ‘자신과 관계없는 제3자에 대한 직접적, 적극적, 구체적 구제행위’가 있어야 한다. 이천시 관계자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지킨 현씨의 행동이 병원 CCTV 등에 담긴 만큼 의사자 인정을 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5일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대원이 구조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 간호사는 지난 5일 이천 학산빌딩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로 환자 4명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현 간호사는 당시 4층에 있는 투석 전문병원 열린의원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3층의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된 불로 발생한 연기가 4층으로 올라갔는데, 환자 곁을 지키느라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4층 내부 CCTV 영상에는 현 간호사가 끝까지 남아 환자들을 돌보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이 영상은 연기가 병원을 가득 메우는 것으로 끝났다. 장재구 이천소방서장은 “대피할 시간은 충분했던 상황으로 보여 숨진 간호사는 끝까지 환자들 옆에 남아 있다가 돌아가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재 직후 대한간호협회가 만든 온라인 추모관에는 8일 오전 6시 기준 1300여개의 추모글이 올라왔다. 여기에는 현 간호사를 의사자로 지정해 달라는 글이 잇따랐다. 온라인상에서도 많은 누리꾼이 “현은경 간호사를 의사자로 지정해 달라” “꼭 의사자로 지정돼야 한다”며 고인의 희생을 기리는 뜻을 이어갔다.

보건복지부는 의사상자심사위원회를 통해 의사상자를 결정한다. 현 간호사의 의사자 지정을 위해서는 화재 당시 상황을 담은 CCTV 영상 분석, 구조된 환자들의 진술 청취 등을 통해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하는 일이 선행될 전망이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환자의 생명을 끝까지 지켰던 현 간호사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의사자로 인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엄마, 엄마”…고인 발인식서 가족·동료 오열
지난 5일 경기도 이천시 학산빌딩 화재 당시 투석 환자들의 대피를 돕다 숨진 간호사 현은경 씨의 발인이 7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전 경기도의료원 이천병원 장례식장에서는 학산빌딩 화재 희생자 5명 가운데 투석 치료를 받다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희생된 환자 3명과 현 간호사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빈소가 늦게 차려진 80대 남성 희생자의 발인식은 8일 오전 열린다.

이날 발인식에서는 희생자들의 관이 영구차에 오를 때마다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현 간호사의 딸이 영정사진을 가슴에 안고 빈소에서 나오자 동료 간호사들은 오열했다. 현 간호사의 아들은 “엄마, 엄마”라고 부르며 눈물을 쏟았다.

경찰, 화재 원인 파악 중… 8일 2차 합동감식
5일 오후 환자와 간호사 등 5명이 사망한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 병원 건물 화재 현장에서 소방과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전기 누전이나 철거 작업자 과실 가능성 등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화재가 시작된 학산빌딩 3층 스크린골프연습장에서 당시 철거 작업을 했던 근로자 3명은 6일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화기를 사용하는) 불꽃 작업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한 근로자는 “스크린골프장 1호실 인근에서 작업하다가 천장에서 불꽃과 연기가 쏟아지는 걸 보고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이 꺼지지 않아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과 소방이 5일 진행한 1차 현장 합동감식에서 별도의 화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8일 오전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2차 합동감식을 벌인다. 경찰은 연기가 3층에서 4층 병원으로 유입된 경로 등도 조사하고 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