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에 강력 반발했던 중국이 4일 대만 주변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본격적인 군사훈련에 돌입한다.
지난 2일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직후 중국 측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설정한 6개 구역의 바다와 상공에서 인민해방군이 4일 12시(한국시간 오후 1시)부터 7일 12시까지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신화통신을 통해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훈련이 예고된 해·공역에 선박과 항공기의 진입을 금지하는 공지를 발표했다.
앞서 중국군은 3일 Su-30 전투기와 J-11 전투기 22대가 중국과 대만 사이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갔다. 이와 함께 J-20 스텔스 전투기와 DF-17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동원하며 무력시위의 강도도 높였다.
실사격 훈련을 포함한 본격적 훈련은 항행금지 구역 운용이 시작되는 4일 정오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대만 해협 중간선을 넘어서는 장사정포 포격, 대만 상공을 가로질러 대만 동부 바다에 떨어지는 미사일 발사 등이 훈련 프로그램의 일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신화통신을 통해 발표된 대만 주변 6개 훈련 구역은 대만이 주장하는 영해 안쪽까지 걸쳐 있다. ‘대만은 중국 영토 일부’라는 주장을 군사훈련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적인 셈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이번 훈련에서 중국군 재래식 미사일이 처음 대만 상공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중국군이 대만 12해리 이내로 진입함으로써 소위 ‘대만해협 중간선’은 사라질 것”이라고 썼다.
대만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 쑨리팡 대변인은 지난 3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중국군 훈련은 대만의 주권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며 “지정된 해역은 대만의 영해까지 미치거나 그것에 매우 가깝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3일 밤(현지시간) 중국 남동부 해안 쪽에 가까운 대만 영해 킨먼 군도 지역 상공에서 드론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항공기 비행이 확인돼 이를 몰아내기 위해 조명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해협 한 군도의 고위 군 관리는 “군 경계 수준을 포함해 군도의 상황이 정상”이라고 전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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