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정권교체를 했는데 지금 ‘제2의 박근혜 사태’를 만들면 되겠나. 그건 아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예정협) 참석 후 언론에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특히 “윤석열정부가 어떻게 보면 아마추어 정부지 않냐. 그러면 우리가 전부 도와줘야지”라고 강조했다. 차기 당권을 놓고 친윤(친윤석열 대통령)계의 내분론이 불거지고 당내 권력 투쟁 조짐이 커지자 비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앞서 페이스북에서 “자유한국당 시절 친박들의 발호를 연탄가스 정치라고 내가 말하니 나에게는 당내에서조차 막말이라고 비난했다. 윤석열정부 들어오자마자 지금 똑같이 연탄가스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슨 말이 적절할까”라고 언급했다.
그는 “(윤석열정부를) 흠집을 내라 하고 지지층을 이반시키려 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한테 이로울 게 뭐가 있는가”라며 “출범한 정부를 개인적인 욕심으로, 사욕으로 앙심으로 정치해서 박근혜 탄핵이 왔다. 그때 우리 진영이 분열이 안 됐으면 탄핵이 됐겠나. 그런 식으로 또 하려고 덤비는 건 맞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홍 시장은 당 내부 일부 정치인을 겨냥해 거침없이 발언했다. 그는 “정권 출범한 지 몇 달 안 됐는데 지금 앉아서 지지율 떨어진다고 흔들려고 대들고 나쁜 놈들”이라며 “그럼 탈당해서 나가든지, 왜 그런 짓을 하느냐. 도와줄 수 없으면 입 닫고 있어야지”라고 비판했다.
또 “안 그래도 허약한 정부인데 그걸 내부에서 또 흔들고 하는 게 맞나.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또 이 정부를 무너뜨리고 갖다 바치나. 그거 아니다. 정신을 차려야지”라고 성토했다.
홍 시장은 권성동 원내대표(당대표 직무대행)에 대해서도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그는 권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권력 암투설에 대해서 “그게 지금 윤석열정부의 자충수가 될지(모르겠다)”라며 “참 어이가 없는 게 그분들이 권력자인가. 대통령제하에 권력자가 누가 있는가. 대통령 이외에 그게 무슨 권력 암투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예정협에서는 권 원내대표를 향해 “내년에 당 대표할 생각 있으면 대구·경북에 잘하십시오”라고 했다.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처분 이후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나고 있는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는 “이 대표는 그리 놔두라. 본인이 얼마나 답답하겠느냐”라며 “이 대표가 전화 왔을 때 내가 자세히 설명을 해줬다. 그냥 잠행하시는 게 옳다. 사법 절차에만 집중하세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이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연락이 오면”이라며 “나는 이준석이하고 친하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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