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28일 군의 부실 수사와 2차 가해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공군본부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공식 수사를 개시한 지 23일 만의 첫 강제수사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공군본부와 제20전투비행단, 제15특수임무비행단, 공군수사단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관련 기록과 증거를 토대로 관련자 조사 등 전방위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중사 사망과 관련한 공군 내 성폭력과 2차 피해 의혹을 비롯해 국방부·공군본부 내 무마·은폐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앞서 국방부 검찰단 수사 결과 이 중사는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3월 2일 선임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이를 신고한 후 장 중사 및 다른 상관으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 그 후 제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전출됐지만 신상 유포 등 2차 피해에 시달렸고, 그해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이 중사 사망 사건의 부실 수사·2차 가해 등을 규명할 특검팀 수사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검은 국방부·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제출받은 5만여 쪽의 수사 자료를 검토하고 이 중사 유족과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사건에 연루된 15명을 지난해 10월 기소했지만, 초동 수사를 맡아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됐던 군사경찰과 공군 법무실 지휘부 등 관계자는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장 중사는 지난 14일 항소심에서 1심보다 2년 줄어든 징역 7년으로 감형됐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 중사에 대한 심리 부검을 의뢰했다. 심리 부검이란 고인의 생전 글이나 유가족 면담 등을 통해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어떤 심리·행동 변화를 나타냈는지 살펴보고,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를 추정하는 조사 방식이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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