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배현진 악수 거부 이유는 “앞뒤가 달라서”

“앞뒤가 다른 경우에는 굉장히 강하게 배척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배현진 당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했던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이날 MBN 프레스룸과 인터뷰에서 “한편으로는 프레임 씌우기와 타박하기를 하며, 한편으로는 웃는 얼굴로 다가오는데 (저는) 앞뒤가 다른 경우에는 굉장히 강하게 배척한다”며 ‘악수 거부’ 사건의 전말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공개회의 석상에서 배 최고위원의 손을 밀어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먼저 와 있던 배 최고위원이 다가가 악수를 청하자 이 대표는 취재진이 사진과 영상을 찍는 상황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거절했다.

배 최고위원은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손목까지 잡았지만 이 대표는 끝까지 뿌리쳤다. 배 최고위원이 다른 회의 참석자들과 인사한 뒤 자리에 돌아오며 이 대표 어깨를 툭 쳤지만 이 대표는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MBN 인터뷰에서 배 최고위원 등을 겨냥해 “지금도 보면 혁신에 대해서 반대하는 분들이 사실관계에 전혀 부합하지 않은 내용을 가지고 (저를) 흠집내기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내용을 잘 몰라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저도 딱히 거기에 대해서 별말 안 하지만 애초에 프레임 씌우기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른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를 ‘이준석 사조직’이라고 공세를 펴는 것을 두고는 “(그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개혁이나 이런 방향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문재인정부에서 감사원장을 하다가 대통령도 들이받고 우리 당에 온 분”이라며 “제가 그분에게 미주알고주알 사조직화한다는 것은 그분에게 손상을 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배 최고위원, 장제원 의원, 정진석 국회부의장 등 친윤계 인사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오히려 묻고 싶다”라며 “권력이라고 하는 것들을 그분들이 향유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그러면 전당대회를 통해서 하셔라. 제가 지금 봤을 때는 좀 의아한 그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간장 발언’에 대한 풀이도 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다음 주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언급했는데, 안철수(간철수)·장제원 의원을 겨냥했다는 세간의 평가가 맞느냐는 지적에 “그렇게 충분히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는 그 간장이라는 발언을 제 이름 걸고 한다. 그런데 반대로 저를 공격하는 분들은 본인의 정체를 숨긴다”며 “이런 당 화합에 도움이 안 되는 익명이거나 허위사실 인터뷰 이런 것들 근절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정진석 부의장과 우크라이나 방문 등을 두고 SNS에서 공개 설전을 벌인 것을 두고는 “누가 보신다 하더라도 6월 1일 지방선거 끝난 이후에 (저를 공격하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 있는 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제가 우크라이나 간 거 다 대통령실과 상의하고 외교부와 상의해서 간 건데 무슨 문제가 (있나) 거기 여행 허가 구역이다. 제가 손들고 간다고 해서 갈 수도 없는 곳이다. 애초에 공격부터 아무렇게나 한 다음에 나중에 끼워 맞추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진짜 이유를) 말하고 싶으면 말을 하시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비공개 회동 여부를 두고 벌어진 진실공방에 대해서는 “인수위 시절부터 몇 번 만난 건 사실이다. 그런데 특정 시점에 특정 의도를 가지고 만났다, 이런 걸 확인해줄 수는 없는 것”이라며 “제가 만난 건 거의 다 공개가 안 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당내 상황에 대해서 친윤과 윤 대통령의 생각은 다르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그게 같으면 큰일 난다고 본다. 그게 같으면 나라 큰일 난 거다. 나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 환송 행사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서는 “인위적으로 환송 행사라든지 이런 걸 하지 않기로 했다고 통보받았다. 그런데 권성동 원내대표는 그래도 개인 자격으로 가보겠다 이렇게 한 것”이라며 “저는 대통령께서 그렇게 허례허식을 멀리하는 모습 보이시겠다는데 거기에 부합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해서 안 간 것”이라고 말했다.

‘성상납 및 증거인멸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의를 밟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권한으로 따지면 (당규에 따라) 윤리위를 해산해버릴 수 있다”며 “자꾸 그걸 누가 스멀스멀 얘기하는데 저는 쓸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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