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인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움직임과 관련해 연일 비판적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권 의원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청·형사소송법 개정안) 법안을 강행할 당시 야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인사다.
권 의원은 22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시대를 역행해서 (행안부 내에) 경찰 지휘 조직을 둔다면 행안부 장관이 곧 경찰청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행안부 산하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행안부 내에 경찰국을 신설하는 방안을 담은 최종권고안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말 그대로 행안부 장관이 직접 경찰에 대해서 지시를 내리겠다, 소관 업무에 대해서 지시를 내리겠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찰청장을 형식적인 장식용으로 만들고 실질적인 경찰청장은 행안부 장관이 되는 것”이라며 “전방위적으로 경찰의 모든 정책 그리고 인사 등에 대해서 직접 개입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될 뿐더러 행안부 장관이 경찰 인사권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으로 읽힌다.
권 의원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 후보자를 직접 면접 봤던 것도 인사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단호한 어조로 “그렇다. 아주 부적절하다”라고 답했다.
그는 “경찰청법은 행안부 장관의 권력의 직접적인 관여를 배제하고 경찰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위원회라는 걸 두고 있다”며 “이 장관 본인이 임명 제청권자로서 관련되는 인사에 관해 확인할 점이 있다면 경찰위원회를 통해서 확인하고 그 결과 본인의 제청권 여부를 판단하면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법 규정을 넘어서 이 장관 본인이 직접 면접을 본다고 하는 것은 아마 정권에 대한 면접 대상자의 충성도 아니었을까, 이렇게 보일 수 있는 부적절한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권 의원은 “행안부 장관이 곧 경찰청장이 되면, 우리 정부 직제상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찰의 소관 업무에 대한 핫라인이 들어가게 된다”며 “윤 대통령은 헌법에 따른 최고 통수권자지만, 경찰의 소관 업무는 정부와 약간 결을 달리하는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역사에서 권력이 항상 경찰을 손아귀에 쥐려고 했고, 정부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아주 좋은 먹잇감으로 삼았다”며 “그래서 나온 게 ‘경찰청법이라는 독립된 법률을 통해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갖춰주기 위해서 노력하자, 그리고 민주적인 통제를 받도록 하자’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은 특히 윤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경찰청장의 장관급 격상’을 약속했다면서 “이는 경찰의 독립성을 강화하겠다는 공약인데 행안부에 경찰국을 둠으로써 경찰청장을 행안부의 국장으로 격하해 버린 결과가 초래됐다”며 “이런 공약 파기 부분에 더욱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그는 전날에도 “윤석열정부는 민주와 법치의 회복을 약속했는데 그 턱밑에서 법치주의 훼손 시도가 진행 중”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