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18)이 제16회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제15회 대회에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우승한 데 이어 2개 대회 연속 한국 피아니스트가 1위에 올랐다.
지난 2일 시작돼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열린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임윤찬은 금메달(1위)과 2개 부문 특별상(청중상, 신작 최고연주상)을 받았다. 이에 따라 우승 상금 10만 달러(1억 2800만 원)와 특별상 상금 7500달러를 받게 된다. 또한, 3년간 연주 기회, 예술적 멘토링, 홍보 지원, 음원 출시 등 종합적인 매니지먼트 지원을 받게 됐다.
임윤찬은 이날 시상식 이후 국내 소속사인 목프로덕션을 통해 “우승했다는 기쁨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음악에 더 몰두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이 한창이던 1958년 제1회 러시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 1962년부터 반 클라이번의 고향인 포트워스에서 4년마다 개최된다. 폴란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세계 3대 콩쿠르에 견줄만한 권위를 자랑한다.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올가 케른, 츠지 노부유키 등이 이 콩쿠르에서 우승했고, 선우예권이 지난 2017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5년 만에 개최되면서 역대 참가자들의 수준이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세계 388명의 피아니스트가 참가해 지역 예선과 세 차례의 본선, 1차 (30명), 준준결선 (18명) 준결선 (12명)의 경연을 통해 6명이 두 번의 협주곡을 연주해야 하는 결선을 통해 순위가 결정됐다.
특히 임윤찬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된 이번 대회 내내 압도적인 연주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결선에서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 연주와 함께 준결선 무대인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연주는 현재 반 클라이번 콩쿠르 유튜브 계정의 연주 영상 가운데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임윤찬은 2017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 한국영재교육원을 거쳐 현재 음악원에서 손민수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그동안 콩쿠르에 많이 출전하진 않았지만 2018년 미국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에서 2위 및 쇼팽 특별상을 차지했으며, 15살인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는 최연소 1위 및 관객이 뽑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특별상(청중상), 박성용영재특별상을 수상하며 대회 3관왕에 오른 바 있다. 이후 국내 클래식계에서 다양한 무대를 통해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을 이을 ‘괴물’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임윤찬의 스승인 손민수 교수는 “윤찬이는 기적을 만들어내는 음악가다. 아무리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굽히지 않고 음악에 진실되게 혼을 담아내는 마음을 존경한다. 윤찬이는 피아노 세계에 큰 획을 긋는 삶을 살아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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