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긴스는 26점 13리바운드로 2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골든스테이트 공수 양면의 중심에 섰다. 상대 에이스 맨 마킹과 더불어 중요한 리바운드를 거듭 건져내는 보드 장악력에 돌파와 플로터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림 어택까지 수행하며 그야말로 올스타 포워드다운 만점 활약을 선보였다.
사실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 계획대로 잘 풀린 경기라고 보긴 어려웠다. 무엇보다 에이스 커리가 집중 마크 및 매치업 헌팅으로 공략당하면서 16득점 8어시스트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4차전까지 이기든 지든 팀 공격을 혼자 짊어지다시피 했던 커리기에 장기인 3점을 9번 쏴서 단 하나도 넣지 못하는 극도의 난조는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낯선 모습이었다. 덕분에 플레이오프 연속 3점슛 성공 기록 행진 역시 132경기에서 끊어졌다.
이는 자신들의 장기인 ‘약속의 3쿼터’를 역으로 보스턴에 내주는 안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다. 전반까지 51-39로 앞섰지만 3쿼터 3점포 5방을 연이어 얻어맞으며 55-58로 단숨에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커리를 효과적으로 막았다 해도 골든스테이트의 공격 다양성에는 힘이 있었다. 3점슛 5개 포함 21득점을 기록한 클레이 탐슨이 요소요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고 3쿼터 막판 버저비터 3점을 작렬시킨 조던 풀은 클러치 상황에서 슛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게리 페이튼 2세와 드레이먼트 그린 역시 커리의 짐을 나눠지며 ‘원팀’으로 보스턴을 제압해냈다.
보스턴으로선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첫 연패가 뼈아픈 순간에 나왔다. 공수에서 커리를 공략해 힘을 빼는 보스턴의 전략은 나쁘지 않았다. 상대 에이스를 묶어 놓은 반면 보스턴 에이스 제이슨 테이텀은 27득점 10리바운드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관건으로 지목됐던 턴오버 관리가 이날도 말썽이었다. 골든스테이트가 단 6개의 턴오버를 기록한데 비해 보스턴은 18번이나 상대에게 공격권을 내주며 자멸했다. 보스턴의 2차전(19개)과 4차전(16개) 패배가 턴오버 파티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5차전 패배 역시 당연한 수순이었다.
더불어 31개를 던져 고작 21개 밖에 넣지 못한 자유투 성공률(67.6%)도 최악이었다. 최종 스코어가 10점 차였기에 보스턴이 골든스테이트(86.7%) 만큼만 자유투를 흘리지 않았다면 4쿼터 막판까지 박빙의 상황에서 다른 결과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역대 파이널 5차전 승리 팀의 최종 우승 확률은 73%다. 골든스테이트는 상대 홈인 TD가든 6차전에서 승부를 마무리 짓거나 만약 패배하더라도 플레이오프 11승 1패로 절대 강세인 홈 7차전까지는 무조건 갈 수 있는 유리한 형세를 만들어냈다. 5차전 다소 부진했다 한들 골든스테이트를 우승 목전까지 이끌고 온 건 커리다. 커리가 커리어 첫 파이널 MVP 획득을 위해 반등할지, 보스턴이 커리 봉쇄 디펜스를 재차 들고 나올지 여부가 6차전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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