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한 여대생이 오는 11일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 바도다라의 사원에서 배우자 없이 힌두교 전통 혼례 의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도에서는 첫 ‘솔로가미’(sologamy·자기 자신과의 결혼)의 사례가 될 예정이라 찬반 양론이 분분한 상황이다.
영국 BBC 방송은 지난 2일 인도 최초로 자기 자신과 결혼하는 여대생 크샤마 빈두(24)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학생인 빈두는 “많은 사람들이 내게 훌륭한 결혼 상대라고 말한다”며 “나는 스스로와 결혼함으로써 내 삶을 자기 사랑에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솔로가미’는 20년 전 미국의 인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캐리 브래드쇼가 배우자 없이 자기 자신과 결혼하는 것을 언급하면서 처음으로 뉴스에 등장했다.
이후 주로 독신 여성들에 의해 솔로가미 형식의 결혼이 수백 건 이뤄졌다.
지난해 11월에는 브라질의 유명 모델이 자신과 결혼식을 올린 지 3개월 만에 이혼을 선언하기도 했다. 자기 자신과의 이혼을 선언한 셈이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솔로가미의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에 빈두의 결혼 계획이 화제가 됐다.
오는 11일로 예정된 결혼식에는 신랑이 없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인도 힌두교 전통 결혼식의 요소들이 빠짐없이 들어간다.
빈두는 “자기 스스로와의 결혼은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으로 자라나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줄 생활과 생활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기 위한 약속”이라며 “특히 신체적·정신적·감정적 약점 등 부인하려고 했던 나의 모든 부분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빈두의 부모님은 “너만 행복하면 그것으로 괜찮다”며 그의 결혼을 축복했고 친구들과 함께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인도 사회 내에서는 빈두의 결혼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인도의 한 정신의학 전문가는 “내게 있어 (배우자가 없이 혼자 행하는) 결혼은 매우 이상한 개념으로 보인다”며 “누구에게나 자기애는 있지만 이를 증명하기 위해 스스로와 결혼할 필요는 없다. 결혼이란 근본적으로 2명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SNS에서는 빈두의 결혼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며 축하하는 이들이 있었다. 다만 배우자 없이 홀로 하는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굳이 결혼이라는 형식이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 등도 나왔다.
특히 일각에서는 “배우자가 없는 자신과의 결혼은 이상하고 슬픈 독신 생활”이라며 “만성적 나르시시즘”이라고 비판했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빈두가 단지 가족이라는 책임으로부터 도망치려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비난에 빈두는 “내가 남자든 여자든 아니면 나 자신이든 원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나 스스로의 결정”이라며 “누가 나 자신보다 나를 사랑할 수 있겠는가? 만약 당신이 넘어진다면 당신 스스로 자신을 일으켜 세워야만 한다”고 반박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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