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에서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인 김만배씨에게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추가 구속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 김씨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김씨가 구속 상태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열린 김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추가구속영장 심문기일에서 검찰은 “김씨가 평소 권순일 전 대법관을 포함한 법조계 고위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랑하며 영향력을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석방되면 화천대유 임직원들은 (김씨의) 법조계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점을 생각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며 “그들이 양심에 따라 진술하기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검찰에서 대질조사 때 휴식 시간을 이용해 남욱 피고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종용하고 회유한 사실이 남 피고인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로 확인됐다”며 “남 피고인이 미국에 체류할 당시 김씨가 연락해 ‘최대한 늦게 귀국하라’고 종용한 사실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김씨가 석방되면 막대한 자금을 이용해 해외로 도주하거나 국내에 잠적해 재판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김씨 측은 “범죄사실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검찰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맞섰다.
김씨 측은 “김씨가 곽상도 전 의원에게 하나은행과의 컨소시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청탁한 사실이 없고, 이 같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가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공여할 이유 자체가 없다”며 “곽 전 의원이 처리한 업무가 대장동 사업을 진행하던 김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거액의 이익을 얻은 김씨가 이를 포기하고 도망가는 것을 상정하기 어렵다”며 “핵심 증인인 정영학에 대한 신문도 이미 이뤄졌고 나머지 증인들은 김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고 있어 회유·협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에 대해서도 “수사를 피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휴대전화에 안티 포렌식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증거자료를 꾸준히 삭제하는 등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며 추가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 변호사 측은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 없는 다른 사건을 들어서 구속 사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며 “주요 증거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 파일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고, 그에 대해 반박하려면 남 피고인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오는 22일 0시를 기해 구속기간이 만료될 예정이다. 영장이 다시 발부되면 두 사람은 1심 선고 전까지 최대 6개월 동안 구속 재판을 받게 된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