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3일 “대한민국은 차별공화국”이라며 휠체어에서 내려 지하철을 탑승하는 ‘오체투지’ 방식으로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차별공화국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비장애인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비장애인으로부터 나온다”며 헌법 1조를 비틀어 장애인이 차별받고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오늘 29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는 5월 중순 기획재정부가 2023년 장애인권리예산을 확보할 때까지 유보한다”면서도 “그러나 (오늘) 오전 8시 경복궁역에서 삭발투쟁을 마친 후에 지하철을 기어서 탄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스물여덟번의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행사로 출근길에 불편함을 겪은 시민들께 다시 한번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전장연은 장애인권리 4대 법안 국회 통과와 기재부의 장애인권리예산 약속어음이 현금으로 지불될 때까지 21년의 외침과 기다림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재부와 국회는 장애인 권리 예산과 장애인권리 4대 법안을 지금 ‘결정’해야 할 때”라며 “더 이상 검토라는 것으로 기다리지 않겠다.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장연은 5월 3일부터는 출근길에 지하철을 기어서 타겠다. 휠체어에서 내려서 기겠다. 오체투지를 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에게도 장애인도 시민으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알려나가겠다”며 “지하철 타는 시간이 잠깐 지체되더라도 장애인이 길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은 허락해줄 것을 호소 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교통공사도 SNS를 통해 “오늘 8시부터 3호선과 4호선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를 위한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가 있을 예정”이라고 알렸다.
전장연 측은 지난달 2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장애인 이동권 대책이 미흡하다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박 대표가 지난달 1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일대일 토론을 벌인 지 8일 만이었다. 휠체어에서 내려 열차 바닥을 기는 ‘오체투지’ 방식의 시위는 이날 처음 있었다.
박 대표는 이때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가 끝내 공식적으로 답변을 주지 않았다”며 “인수위 브리핑은 그 이전에 20년간 양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야기에 불과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추경호 기재부 장관 내정자가 5월 2일 인사청문회에서 답해야 한다”며 “만약 추경호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입장발표를 한다고 약속한다면 그 약속을 믿고 입장 발표의 날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겠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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