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범계·추미애 장관 때, 수사지휘권 남용 해악 컸다.”(한동훈 후보자)
“왜 그러신가 모르겠다.”(박범계 법무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첫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해악’ 발언을 두고 13일 이같이 맞받아쳤다.
박 장관은 이날 저녁 서울 양천구 한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30대 초임검사의 빈소에 조문하러 들어가면서 한 후보자를 가리켜 “‘해악’이라는 표현을 하셨던데 왜 그러신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의 법무부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같은 날 한 후보자가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저도 지난 박범계·추미애 장관 시절에 수사지휘권이 남용된 사례가 얼마나 국민에게 해악이 큰 것이었는지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동조하며 “제가 장관에 취임하더라도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한 후보자를 겨냥해 “정권이 바뀌어도 박범계 장관을 보좌했던 법무부의 공직자들은 장관과 관계없이 대한민국의 공직자”라며 “그것을 행정의 연속성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을 법률가시니까 유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무부 지휘부의 대대적 물갈이를 예상하고 한 발언이었다.
그는 빈소에 오기 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퇴근길에서는 한 후보자 지명에 대해 “여러 갈래의 해석이 필요 없는 지명”이라며 “(의도가) 심플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아래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거쳐 자신에 이르기까지 이어져 온 검찰개혁에 제동을 걸려는 취지 아니냐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후보자는 문재인정부의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우는 행보를 이어왔다.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에는 조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전격 수사하고 기소했다.
추 전 장관과는 ‘채널A 사건’으로 대립했다. 추 전 장관의 SNS글을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고발한 일도 있다.
박 장관과도 마찰을 빚었다. 한 후보자는 앞서 ‘채널A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자 입장문을 내고 추미애·박범계 장관이 자신의 피의사실을 공표하고 수사지휘권을 남발했다며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장관은 “현직 검사장이 현직 법무부 장관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게 정상인가”라며 “이건 나라의 기강과 질서, 체계가 무너진 것이고 참담함을 느낀다”고 반발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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