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 사건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한층 강화하고 나섰다.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은 G7 및 EU와 함께 부차 사태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되고 있는 러시아의 학살 행위에 즉각적이고 가혹한 경제적 대가를 물을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 금지를 비롯해 추가 금융제재 등의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부차에서 발생한 잔혹행위에 대해 러시아는 혹독하고 즉각적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혀왔다”며 “우리는 오늘 동맹과 파트너들과 함께 (러시아를) 완전히 마비시키는 새로운 제재를 발표한다”고 알렸다.
고위 당국자는 별도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최대 은행을 전면 차단함으로써 러시아 금융에 가하는 충격을 비약적으로 높이겠다”며 한층 강력해진 금융제재를 발표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두 딸 등 푸틴 대통령의 가족과 핵심 측근 및 그 가족을 제재 대상에 포함하는 새 방침을 밝혔다. 우선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와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뱅크는 금융시스템에서 전면 차단된다.
미 행정부는 러시아 은행의 3분의 2 이상이 전면 차단 대상에 포함되며 이들의 자산 규모는 침공 이전 기준으로 1조40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 그동안 에너지분야에 한정됐던 러시아에 대한 신규 투자가 전 분야로 확대돼 전면 금지된다.
이와 함께 푸틴 대통령의 성인인 두 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부인과 딸, 대통령과 총리를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미사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 등 핵심 인사 및 그들의 가족도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백악관은 “이들은 러시아 국민의 비용으로 부를 누려왔다”며 “이 중 일부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획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 당국자는 “푸틴의 자산 가운데 상당 부분이 가족들에게 은닉돼 있다고 본다”며 푸틴의 두 딸을 제재 대상에 포함한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막고, 제재 효과를 높이기 위해 러시아의 맹방인 중국 정부와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중국 정부와 수출 통제를 포함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존중 필요성에 대해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중국은 최소한 공개적으로는 이를 어기겠다는 어떤 의도도 보이지 않으며,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 재무부는 7일 전면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 러시아 국영기업 명단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재무부는 전날 미 금융기관 내 러시아 계좌에서 이뤄지는 달러 부채에 대한 상환을 전면 금지, 러시아의 부채 상황을 더욱 어렵게 했다. 미국은 그동안 자국 금융기관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은 허용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이날 러시아 미디어 재벌인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를 제재 위반 및 사이버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신흥재벌 ‘올리가르히’에 대한 첫 기소다.
법무부는 “달러 한 푼, 제트기, 예술품, 부동산, 도둑질로 채워진 비트코인 지갑의 행방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제재받은 러시아의 올리가르히와 사이버 범죄자들이 은닉처를 찾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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