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언론 개혁에 찬성한다는 ‘고백 글’을 잇따라 SNS에 올리고 있다. 일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검언 정상화(개혁) 반대 의원’ 명단을 만들어 비난 문자 폭탄을 퍼부으며 압박하자 공격을 받은 의원들이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원욱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서 “저는 ‘검언 개혁(에 찬성하느냐)’을 묻는 문자, 팩스, 전화, 댓글에 단호히 ‘집단지성’이라고 답하겠다”며 “관심 있게 찾아보면 다 알 수 있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 때 제 연설문만 봐도, 아니 ‘이원욱 검언 개혁’만 검색해 봐도 나온다”고 밝혔다.
자신이 검언 개혁에 찬성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이 의원은 “제가 알고 있기론 민주당에 검언 개혁을 반대하는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어느 것이 선거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인가 정도의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윤건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민생=검언 정상화’라고 적힌 손편지 사진을 올리며 “제가 없는 동안 구로 지역 사무실에 오셔서 예쁜 꽃과 정성 담긴 손편지를 두고 가신 분이 계신다. 검찰 개혁이 걱정되어 오신 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검찰 개혁에 찬성한다.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그 입장에 변함이 없었다”며 “최근 몇몇 분들이 ‘검찰 개혁 반대 의원 명단’에 제가 속해 있다며 걱정 반, 타박 반을 하셨다. 오늘 편지를 보고 나니 제 의견을 말씀드려야 되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도 김병기·우상호·이용선 의원 등이 SNS를 통해 검찰 개혁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공개 표명했다.
우 의원은 “저는 검언 정상화에 찬성한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번도 반대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작성자 불명의 부정확한 명단으로 의도치 않은 비난을 당하고 있어 우리 당 의원들이 많이 힘들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잇따른 고백 글에 당내 일각에선 민주당이 또다시 일부 강성 지지층에게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정책에 대해 면밀한 분석이 필요한 상황인데 전국 단위 선거 앞두고 지나치게 한쪽 의견으로만 몰리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강성 지지층이 이렇게 문자 폭탄 등으로 비난의 목소리를 내더라도 국회의원은 자신의 입법적 소신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도 “출처를 알 수 없는 검언 개혁 반대 의원 리스트가 SNS상에 돌아다니고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이런 모습은 아니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두려움보다는 자발성이 민주주의의 원칙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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