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가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의 공급망 확대와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의 영향이 이르면 2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현지시간) 애플이 키옥시아의 생산 차질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키옥시아는 지난 2월 낸드플래시 원자재 오염, 지난달 16일 지진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낸드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키옥시아는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키옥시아가 애플에 제공하던 물량은 기존 공급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시안의 낸드 2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생산 확대에 돌입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낸드는 월 25만장으로 전 세계 시장의 약 10%에 달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도 인텔의 낸드 부문 인수를 마무리하고 자회사 솔리다임을 출범하는 등 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다만 기존 공급업체 외에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YMTC와 계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술력 문제와 계속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계약을 하더라도 범위가 한정적일 거란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YMTC와 계약하면 애플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첫 중국 기업이 된다. 하지만 YMTC의 기술력이 (한국 업체보다) 한 세대 뒤처진 만큼 한국 업체의 보조적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오른다는 전망도 한국 기업들에 호재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키옥시아의 여파로 공급이 감소면서 2분기 낸드 가격이 5~10% 상승할 것이라고 에상했다. 가장 큰 반사이익은 삼성전자가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기준 33.1%로 세계 1위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부문을 인수하며 설립한 자회사 솔리다임을 포함해 19.5%로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1분기 수요가 줄었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키옥시아 사태 등으로 공급망에 문제가 생기면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PC에 들어가는 소비자용 SSD(클라이언트 SSD)는 OEM 업체들의 보수적인 재고 관리에도 3~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버와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면서 기업용 저장장치(엔터프라이즈 SSE)의 가격도 5~10% 오를 예정이다.
트렌드포스는 “키옥시아의 원자재 오염이 낸드 웨이퍼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낸드 생산 능력이 고객 수요를 대략 충족하면서 공급업체는 공격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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