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가 18.9㎍/㎥(이하 단위 생략)로 117개국 중 54위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 또 PM2.5 평균 농도가 전년도(19.5)보다 낮아지는 등 공기질 개선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공기질 감시·공기정화 기술업체 아이큐에어(IQAir)는 22일 세계 117개국 6475개 도시의 지난해 PM2.5 평균농도를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 117개국 중 한국의 PM2.5 평균농도 순위는 2018년 27위(24.0), 2019년 26위(24.8), 2020년 41위(19.5), 지난해 54위(18.9)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순위가 낮을수록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아 대기질이 좋다는 의미다.
각국의 수도를 비교한 수치를 보면, 서울의 지난해 PM2.5 평균농도는 19.7로 오염도 45위를 기록했다. 서울의 PM2.5 연간 평균농도는 2019년 25.2에서 2018년 23.3으로 감소했고 2019년 24.8로 높아졌다가 2020년 20.9로 낮아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PM2.5 초미세먼지의 경우 낮은 농도에서도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연평균 농도를 5.0 이하로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국내 조사 대상 도시 중 오염도가 WHO 기준보다 낮은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보고서는 WHO 회원국 모두 공기중 PM2.5 평균농도가 WHO 기준을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도시별로 봐도 조사 대상 6475개 도시 중 WHO 기준보다 오염도가 낮은 곳은 222곳(3.4%)뿐이었다. 이 중 93개 도시(1.4%)는 오염도가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은 세계에서 PM2.5 오염도가 가장 높은 도시 50곳 가운데 46곳이 있어 공기의 질이 가장 좋지 않은 지역으로 평가됐다.
대기 오염도가 가장 높은 나라는 방글라데시였다. 방글라데시는 지난해 PM2.5 평균 농도가 76.9로 전년도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꼽혔다.
인도도 지난해 오염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 뉴델리의 PM2.5 평균 농도는 96.4로 각국 수도 중 오염도가 가장 높았다. 오염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도시 1위와 2위 역시 인도의 비와디(106.5)와 가지아바드(102)였다.

2014년부터 대기오염 수준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온 중국은 지난해 PM2.5 농도가 평균 32.6을 기록해 전년도보다 60% 이상 감소했다. 순위 역시 전년도(14위)보다 낮은 22위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깨끗한 지역은 남태평양 섬나라 뉴칼레도니아(3.8)였다. 핀란드의 PM2.5 평균 농도는 5.5로 선진국 중 가장 깨끗한 대기 질을 보였다.
보고서는 대기질과 관련한 한국의 과제로 서울 등 수도권과 공장 등이 밀집한 산업지역의 공기 오염이 높다는 점과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및 가뭄으로 고비사막에서 불어오는 황사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꼽았다.
가장 주목할만한 점으로는 서해의 기온 역전으로 발생한 바다 안개가 한반도 전체의 대기와 환경 조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을 들었다. 바다 안개가 동아시아 지역의 대기오염 물질을 한반도로 운반하고, 바다 안개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으로 에어로졸이 생성돼 한국 서해안뿐 아니라 수도권 내륙 지역의 PM2.5 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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