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져 선수 생활조차 불투명했던 축구선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덴마크 국가대표팀에 복귀하며 ‘인간승리’의 감동을 주고 있다. 자신의 목표인 월드컵 출전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덴마크축구협회(DBU)는 1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이달 말 예정된 네덜란드,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설 국가대표팀 명단을 공개하며 “더 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국가대표 23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조별리그 핀란드와의 경기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5분간 심장이 멈춘 상태였으나 동료들과 경기장 안전요원의 빠른 응급처치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치료를 마친 에릭센은 심장에 제세동기를 삽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선수생활에 치명적이었다. 당시 소속팀 인터밀란이 속한 이탈리아 세리에A는 제세동기의 일시적·영구적 삽입 모두 경기에 나설 수 없도록 했다. 에릭센은 결국 지난해 12월 인터밀란과 계약해지했다.
하지만 에릭센은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1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퍼드와 이번 시즌 종료까지 단기계약을 맺으며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손흥민과 함께 뛰던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지 2년 만의 EPL 복귀였다.
지난달 26일에는 뉴캐슬과의 EPL 27라운드 경기에 후반 교체투입되며 심장마비 이후 8개월 만에 공식 복귀했고, 이후 노리치시티와 번리전에서 풀타임 활약했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번리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2대 0 승리를 이끌었다. 에릭센의 활약으로 최근 2연승을 거둔 브렌트퍼드는 16일 현재 승점 30점으로 15위에 올라 강등권과의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렸다.
그라운드 복귀 1개월 만에 대표팀에도 복귀하며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도 노리고 있다. 덴마크는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F조에서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직행했다. 에릭센은 앞선 인터뷰에서 “내 목표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뛰는 것”이라고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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