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이 민간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군 시설을 정밀 타격했던 침공 초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기를 꺾기 위해 민간인 지역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다.
1일(현지시간)WSJ에 따르면 빠른 승리를 위한 계획에 좌절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사기를 꺾고 더뎌진 진군에 다시 불을 붙이기 위해 민간 지역을 공격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당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주 내에 전쟁을 끝낸다는 계획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까지 러시아군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피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러시아군의 공격 5일째인 28일 하르키우가 로켓포에 맞았을 때 상황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침공 엿새째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에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매체는 러시아 국방부가 키예프의 보안 시설에 대한 포격을 예고한 뒤 키예프의 TV 방송 타워부터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프 동부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잇따라 공격하면서 최소 2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가디언 역시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시내 중심가에 다연장 로켓 공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한 여성이 폭발에 휘말려 한 쪽 다리를 잃는 모습이 영상에 잡히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호르 테레코프 하르키우 시장은 “미사일이 주거 건물을 타격해 시민을 살상했다”며 이번 사태를 전쟁이 아닌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집단 학살에 비유했다. 그는 아파트 87채가 파손됐으며 일부 지역은 더 이상 수도, 전기, 난방이 가동하고 있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28일에도 하르키우 주거지역에 집속탄 등 국제적 금지 무기가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폭격을 가해 민간인이 다수 사상했다. 러시아 포격에 맞은 차 안에서 3명의 어린이와 부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민간인과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해 달라는 마크롱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에도 민간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가하며 이 약속을 깼다. WSJ은 푸틴 대통령이 이전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에선 우크라이나 침공을 않겠다고 약속을 했었다며 푸틴의 약속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도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바딤 보이첸코 시장은 “적군이 사방에서 마리우폴로 오고 있다”며 “기반 시설 파괴하고 여성 어린이 노인을 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가 도시 주거용 고층 건물 여러개를 포격했다고 덧붙였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SNS에 러시아의 전쟁 범죄가 의심되는 10곳의 폭격을 사진으로 올렸다. 여기엔 유치원, 병원, 주거지 등에 대한 러시아의 폭격이 포함됐다.
국제엠네스티 위기 증거 연구소는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사진, 동영상, 위성사진을 포함한 디지털 증거를 분석했다며 전쟁 범죄에 해당하는 국제법 위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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