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공습이 시작된 가운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현지에 병력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말 러시아의 침공 계획이 대두됐을 때부터 미군 파병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고 25일에도 이를 재확인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내에는 나토 병력이 없으며, 병력을 보낼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아니라는 이유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군용 장비 등을 지원했지만 병력은 인접한 폴란드, 루마니아를 한계선으로 배치했다. 전쟁 여파가 나토 회원국까지 번지지 않도록 방화벽을 친 셈이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작전 지시가 떨어진 뒤 우크라이나 동부와 북부, 남부 쪽에서 육해공군이 동시다발 공격을 펼치며 진격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이유 중 하나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추진이다. 정규군 수나 무기체계 등 군사력에 있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압도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개전 둘째날인 25일 오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 연설을 통해 “우린 홀로 남겨져 나라를 지키고 있다”며 “누가 우리와 함께 러시아에 맞서 싸울 준비가 되었는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이어 “누가 우크라이나에 나토 회원국 자격을 보증할 것인가. 모두가 두려워한다”며 서방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나를 1번 타깃으로, 내 가족을 2번 타깃으로 삼았지만 조국을 떠나지 않겠다”며 “러시아는 국가수반을 끌어 내리려 우크라이나를 정치적으로 파괴하려 한다”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전날 밤 국가총동원령을 발령했다. 90일간 발효될 이번 조치에 따라 우크라이나 내 징집 대상자와 예비군 전체가 소집되고 사유재산까지 징발될 수 있어 국가가 전시체제가 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 군인과 민간인 137명을 잃었다. 부상자는 316명이 나왔다”면서 자국 군사 시설만 겨냥하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과 달리 민간인 시설도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사람들을 죽이고 평화로운 도시를 군사 표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잔혹한 짓이고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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