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공의료 시스템이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임산부와 새 생명을 또 다시 구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3일 충남도와 홍성의료원에 따르면 논산시에 거주하는 임산부 A씨는 첫째 아이의 제왕절개 분만 예정일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평소 다니던 산부인과를 찾았다.
의사에게 양수가 적다는 진단을 받고 집에 돌아가 입원 준비를 하던 그는 목이 붓는 등 이상 증상을 느꼈다. 즉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한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A씨는 다음 날인 8일 오전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논산시보건소를 찾았다. 그러나 보건소 검사는 하루 정도가 지나야만 검사 결과가 나왔다.
출산이 임박해 검사 결과를 마냥 기다릴 수 없었던 상황. 설상가상으로 산통까지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충남소방 119구급대의 도움을 받아 신속검사가 가능한 인근 종합병원에서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았다. 6시간 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지만, A씨가 양수파막 증상까지 보일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도는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 분만 가능 의료기관 30여곳에 전원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A씨가 갈 수 있는 병원은 없었다.
이 소식을 접한 홍성의료원 최정훈 산부인과 과장과 진병로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
A씨는 즉시 119구급차를 타고 논산에서 홍성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최 과장은 그가 도착하자마자 방호복을 입고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아기는 11일, A씨는 15일 병원에서 퇴원했다.
앞서 홍성의료원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임산부의 분만을, 지난달에는 확진 임산부 분만을 성공시켰다.
최정훈 과장은 “감염 우려가 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태아의 건강을 먼저 생각했다”며 “의료진들의 적극적인 도움과 분만병동·시설팀의 빠른 대책 마련으로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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