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돈을 찍어내면 돈 가치가 떨어져 국민 주머니가 털린다”는 과거 발언을 소환했다. 지난 21일 TV토론에서 나온 이 후보의 ‘기축통화 편입 가능성’ 발언과 모순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은 23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2016년에는, 돈 찍는 것은 국민 주머니 터는 서민증세라고 열 올리던 이재명 후보님”이라고 적으며 2016년 4월 30일 나온 이 후보의 “돈을 찍어내면 돈 가치가 떨어져 국민 주머니가 털립니다. 일종의 서민증세”라는 발언을 올렸다. 앞서 이 후보는 이 발언을 자신의 블로그와 트위터 등 SNS에 올렸다.
원 본부장은 이 후보를 겨냥해 “이제는, 기축통화 돼서 돈 찍으면 부채 아무리 늘여도 괜찮다고요?”라고 반문했다. 또 “돈 찍어서 조건 없이 모든 국민에게 기본화폐를 주려고요?”라며 “은행강도가 돈을 찍어내는 ‘종이의 집’(넷플릭스에 방영 중인 스페인 범죄 드라마), 한국에 최초 도입”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의 발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조선·해운 구조조정’ 재원 조달 방안을 두고 추진한 ‘양적 완화’ 방식을 비판하면서 나온 것이었다. 당시 한국은행은 박 전 대통령이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 방식으로 언급한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정면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1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20대 대선 후보 초청 TV토론에서 윤석열 후보와 ‘적정 국가부채’를 두고 공방을 펼치던 중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국채비율은 낮다.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이 후보 발언에 대해 민주당은 “이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나온 내용을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라는 보도자료로 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원화도 포함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겼다. 기축통화에 대한 교환권을 의미하는 SDR에는 현재 5개 통화(달러, 유로, 위안, 엔, 파운드)가 포함돼 있다.

당시 토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 후보에게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의 차이점을 아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당연히 안다. 우리도 기축통화국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정도로 경제체력은 튼튼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대한민국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국채발행을 해도 일반적으로 외국에서 그렇게 수요가 많지 않아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결국 사는 사람들이 없으면 금리가 오르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낙관적으로 보면 우리도 좀 더 발전하게 되면 기축통화국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 현재 기축통화국에 들어가 있지 않다”며 “재정운용은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해야만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지적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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