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기대주 유영(수리고)이 쇼트프로그램 연기 시작 전 전담 코치 히마다 미에 코치에게 뺨을 세 차례 맞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가벼운 터치 정도에 해당되는 약한 강도였는데 이는 경기를 앞두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유영을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앞두고 유영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경기 전 리허설 훈련 무대에서 단 한 번도 웃지 않을 정도였다.
유영은 “너무 떨렸다”며 “불안한 마음이 컸다”고 고백했다.

불안감을 가득 안고 경기장으로 들어선 유영은 은반을 밟기 전, 히마다 코치의 깜짝 행동에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히마다 코치가 유영의 뺨을 찰싹 때려주며 “이건 엄마가 전해주는 거야”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긴장이 풀린 유영은 은반 위에서 성공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유영은 도핑 파문을 일으킨 카밀라 발리예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 바로 다음 순서에서 연기했지만, 부담감을 떨치고 한국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했다.
가장 어려운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을 넘어지지 않고 수행한 유영은 나머지 2개의 점프 요소에서도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심판 판정이 ‘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긴 했지만, 그는 자기 연기에 만족했다. 유영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큰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친 것 같아서 만족한다”며 “긴장이 많이 되고 불안한 마음이 컸지만,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체 30명 중 6위에 오른 유영은 25명이 나서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당당히 따내며 ‘피겨여왕’ 김연아 이후 첫 올림픽 톱5 가능성을 열었다. 유영이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를 하자 그의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히마다 코치의 ‘손길’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히마다 코치의 행동은 유영 어머니의 부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유영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엄마가 코치님한테 특별히 부탁한 게 있었다”며 “내가 너무 떨어서 정신을 못 차리면 뺨을 찰싹 때려주라는 것이었는데, 코치님이 진짜로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너무 웃겨서 한순간에 긴장이 풀어졌다”고 덧붙였다.
또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은반에 올라섰을 때 후회 없이 즐기면서 타겠다는 마음을 가졌고, 엄마가 전달해준 손길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유영은 연기를 마치고 히마다 코치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살짝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유영은 “꿈에 그리던 무대를 큰 실수 없이 마쳐서 울컥했다”며 “코치님을 보는데 그동안 훈련했던 모습이 떠올랐다”고 했다.
이날 유영은 기술점수(TES) 36.80점, 예술점수(PCS) 33.54점, 총점 70.34점을 받아 30명의 선수 중 6위에 올랐다. 유영에 앞서 연기를 펼친 김예림(수리고) 역시 9위에 올라 프리스케이팅 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피겨 여자 싱글 선수 2명이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동시에 ‘톱10’에 오른 건 처음이다. 두 사람이 출전하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은 17일에 열린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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