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관왕 나야, 나” 런쯔웨이 가시권…황대헌도 기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대회 최다관왕을 누가 가져갈지 뜨거운 관심이 쏠린다. 대회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혔던 기존의 강자부터 이변을 연출하고 있는 강력한 다크호스까지, 최다관왕을 향한 선수들의 숨 가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1일 기준 대회 2관왕에 오른 선수는 총 8명이다. 루지의 나탈리 가이젠베르거, 토비아스 벤들, 토비아스 아를트, 요하네스 루트비히까지 독일 선수 4명이 금메달 2개씩을 각각 수확했다. 독일은 현재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다관왕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다.

한국과 악연을 쌓은 중국의 런쯔웨이도 쇼트트랙 남자 1000ｍ와 혼성 계주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이레너 스하우턴(네덜란드), 스키점프의 우르사 보가타이(슬로베니아), 크로스컨트리의 테레세 요헤우(노르웨이)도 금메달 2개씩을 획득했다.

루지와 스키점프 여자부의 경우 이미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독일 루지 선수들과 보가타이는 2관왕에서 올림픽을 완주했다. 남은 일정상 금메달을 추가할 수 있는 주자는 런쯔웨이, 스하우턴, 요헤우로 압축된다. 이들은 4관왕이 가능하다. 요헤우의 경우 5관왕도 노릴 수 있다.

런쯔웨이는 남은 500ｍ와 5000ｍ 쇼트트랙 계주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3000ｍ·5000ｍ 챔피언인 스하우턴은 매스스타트와 팀추월 경기를 남겨뒀다.


이번 대회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기도 한 요헤우는 20㎞ 계주, 혼성 팀스프린트, 30㎞ 매스 스타트까지 3경기를 남겨뒀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지금 베이징에서 5관왕에 다가가는 유일한 선수다.

다만 34세로 ‘에이징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가 찾아온 요헤우가 남은 3종목에 모두 출전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크로스컨트리는 다른 종목보다 체력적 부담이 크다. 선수의 근육과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데다 코스에 기복이 많아 일정한 리듬으로 달릴 수도 없다. 감독 판단에 따라 계주, 혼성전에서 다른 선수가 발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요헤우는 이미 여자 15㎞ 스키애슬론, 10㎞ 클래식을 완주해 장거리 구간을 소화했다.


22차례 치러진 동계올림픽에서 최다관왕은 5관왕으로 1970년대 ‘스케이팅 황제’로 군림했던 에릭 하이든이 유일하다. 그는 1980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 대회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1000m·1500m·5000m·1만m를 석권했다.

동계올림픽에서 4관왕을 배출한 건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가 마지막이다. 당시 ‘바이애슬론 스타’ 올레 에이나르 비에르달렌(노르웨이)가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지난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2010년 캐나다 밴쿠버, 2014년 러시아 소치, 2018년 강원도 평창까지 최근 4차례 동계올림픽에서 최다관왕은 모두 3관왕이었다. 현재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2006년 토리노에서 3관왕에 등극했다. 쇼트트랙 진선유도 같은 해 안현수와 함께 3관왕에 올랐다. 안현수는 러시아로 귀화해 출전한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3관왕에 올랐다.

갈수록 한 사람이 따는 금메달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고려할 때 베이징에서도 3관왕이 최다관왕에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실을 수 있다. 그렇다면 황대헌도 빼놓을 수 없는 최다관왕 후보다.

황대헌은 지난 9일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000m 준결승에선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해 탈락했지만, 500m와 5000m 계주 경기가 남아있다. 1500m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기량을 발휘한다면 최다관왕 가능성은 충분하다.


중국은 런쯔웨이뿐 아니라 프리스타일 스키의 에일린 구에게도 최다관왕 기대를 하고 있다. 프리스타일 빅에어에서 우승한 에일린 구는 프리스타일 하프파이프와 프리스타일 슬로프스타일에 출전할 예정이다. 특히 프리스타일 하프파이프는 에일린 구의 주 종목인 만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일린 구는 이번 대회 화제의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올림픽 출전을 위해 미국 국적을 포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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