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인 김혜경씨의 ‘사적 심부름’ 논란 진화에 진땀을 뺐다. 이 후보는 직접 사과문을 내고, 논란과 관련한 감사를 감사기관에 의뢰했다.
이 후보는 3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가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면서 “더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려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자랐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일부 언론에서 부적절한 경기도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제기했는데,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고”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번을 계기로 저와 가족, 주변까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고, 발빠르게 감사 의뢰를 한 것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대선 후보 TV토론을 앞두고 논란을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은 경기도청 감사관실에 감사를 의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배우자 갑질’이라는 프레임이 TV토론에서는 만만치 않을 수 있다. 게다가 그동안 민주당인 김혜경씨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와 비교하며 공세를 펴왔기 때문에 더 구석에 몰릴 수 있다”면서 “출구를 최대한 빨리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대위는 그러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사용 논란 등은 법적 문제가 없어 감사를 통해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예를 들어 소고기 문제도 사적으로 사용했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후보 업무와 관련된 공적 영역에서 사용됐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경씨는 전날 ‘사적 심부름’ 논란 관련 입장문을 내고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모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배씨도 입장문에서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A 전 비서관에게) 했다”며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거듭 사과한다”고 밝혔다.
정현수 최승욱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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