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검수사격시험은 생산 장비되고 있는 전술유도탄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검수사격은 생산품 중 일부를 무작위 선별해 실사격을 통해 품질검사를 했다는 의미다. 이는 북한이 KN-24를 실전배치했고 향후 생산 수량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통신은 “우리나라 서부지구에서 발사된 2발의 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의 섬 목표를 정밀 타격했다”며 “국방과학원은 생산되는 이 무기체계의 정확성과 안전성, 운용효과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북한이 전날 발사한 전술유도탄은 KN-24인 것으로 보인다. KN-24는 미군이 보유한 에이태킴스를 닮았다고 해서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불린다. 에이태킴스(Army Tactical Missile System·육군전술미사일체계)는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1982년 개발에 착수해 1991년부터 배치되기 시작한 육군 전술용 단거리 지대지미사일이다.
에이태킴스는 다연장로켓(MLRS)에서 발사된 후 목표물 근처 상공에 도달해 수많은 자탄을 뿌려 목표 지역을 초토화한다. 미군이 보유한 에이태킴스의 최대 사거리는 300㎞인데 북한은 이를 400㎞ 이상으로 늘렸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80㎞고, 고도는 약 42㎞다. 이번처럼 평양에서 발사하면 충남 계룡대의 육해공군본부(400㎞ 안팎)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정점 고도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최저 요격고도(50㎞)보다 낮아 대응이 까다롭다.
북한의 KN-24 발사는 2019년 8월 두 차례 시험발사와 2020년 3월 시험발사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북한이 전날 미사일 표적으로 삼은 대상은 지난 14일과 동일하게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으로 추정된다.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알섬까지는 직선거리로 370∼400㎞ 정도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전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는 새해 들어 네 번째 발사다. 이번 시험발사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 14일에도 평안북도 의주 일대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앞서 5일과 11일에는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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