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오르는 전기공사 작업도 전면 금지
한국전력이 전기 공사 과정에서 작업자가 전력선에 접촉하는 ‘직접활선’ 작업을 즉시 퇴출하기로 했다. 전력공급 지장을 감수하더라도 감전 우려가 없는 ‘정전 후 작업’과 ‘간접활선(작업자가 전력선에 접촉하지 않는 형태)’ 작업을 확대키로 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9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지난해 11월 경기도 여주에서 발생한 한전 협력업체 근로자의 감전 사망사고와 관련해 공식 사과한 뒤 이런 내용의 안전사고 근절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한전은 우선 전기공사 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감전, 끼임, 추락을 ‘치명적 3대 주요재해’로 분류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선(先)안전 후(後)작업’ 지침을 시행하기로 했다.
한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전기공사 작업은 간접활선 작업으로 전환됐지만, 여전히 30% 가량 직접활선 작업이 이뤄졌다. 한전은 감전 사고를 없애기 위해 직접활선 작업을 즉시 퇴출하고, 비용과 시간이 더 들더라도 감전 우려가 없는 ‘정전 후 작업’을 확대키로 했다.
추락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작업자가 전주에 직접 오르는 작업을 전면 금지하고, 전국 4만3695개 철탑에 추락방지장치 설치도 원래 계획보다 3년 앞당겨 내년까지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끼임 사고 근절을 위해 전기공사용 절연버켓(고소작업차) 차량에 고임목 설치를 확인한 뒤 작업하도록 했다.
또 전기공사업체 관리체계도 개선한다. 모든 전기공사에 대해 ‘1공사현장 1안전담당자 배치’ 원칙을 적용키로 했다. 불법하도급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실제 공사현장에서 인력·장비 실명제를 도입하고 안전 담당자가 사전 신고된 내용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전수검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번 대책은 지난해 11월 5일 경기도 여주에서 발생한 한전 협력업체 직원 고(故) 김다운씨의 감전 사고 이후 두달 만에 나왔다. 김씨처럼 산재로 사망한 한전 근로자만 지난해 총 8명에 달했다.
한전의 특별대책은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대비한 측면이 크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여주 감전 사고를 언급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면 한전 사장도 처벌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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