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2차 맞고 심낭염 판정받았는데도 인과성이 불충분하다고 한다. 이제는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한다. 맞고 그냥 죽으라는 소리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4일 자신을 20대 여성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올린 글의 내용이다. 이 청원인은 지난해 8월 25일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후 심낭염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백신을) 맞고 나서 심장에 물이 차고 큰 고통을 느끼며 숨이 쉬어지지 않아 바로 응급실에 실려 왔다”며 “한 달간 입원해 수차례 많은 스테로이드와 약을 먹고도 낫지 않아 아직까지 치료 중”이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는 최근 3차 접종(부스터샷)을 하라는 연락을 받으면서 불거졌다. 청원인은 “죽다가 겨우 살아서 나왔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보건소에 연락을 했다”며 “질병관리청에서 나온 결과가 4-2로 판정돼 인과성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백신 접종에 따른 이상반응 여부에 대해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라는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병원에서도 진단을 접종 후 부작용으로 인한 심낭염 판정을 받았고 현재까지 치료 중인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인과성 여부에서 불충분이라니. 저는 멀쩡하고 정상적인 건강한 사람이었다”며 “병원에 있는 동안 근무도 못 해서 회사도 못 나가고 일을 하지 못했기에 어쩔 수 없이 경제적 타격을 크게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백만원이 나온 병원비를 사비로 충당했는데도 불구하고 질병청에서는 인과성 여부를 확정 안 해주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3차 부스터샷을 맞으라고 헛소리를 하고 있다”며 “현재는 2차 백신을 맞았기에 방역패스가 되고 있으나 그럼 6개월 후엔 3차 부스터샷을 맞고 그냥 죽으라는 소리냐. 이번엔 정말 죽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접종 후 발생된 심낭염이었기에 시간적인 개연성은 있으나 백신보다는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다’는 심의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데, 그럼 그 가능성이 대체 뭐냐.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부스터샷을 맞지 않으면 이제 6개월이 지난 이후엔 방역패스가 되지 않아 아예 삶도 살 수가 없다”며 “너무 답답한 상황에 국민 신문고에 민원을 넣었고 보건소에 전화해봤으나 그저 어쩔 수 없다.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사람이 살 수 있게 해 달라. 진퇴양난”이라며 “접종금지 예외대상자가 되지 않아 3차 부스터샷을 맞고 죽거나 방역패스가 되지 않아서 근무할 수 없어 굶어죽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상황에 맞는 대안과 대책을 줘야 살 수 있다”며 “현재로선 인과성 불충분으로 피해보상도 못 받고 3차 백신을 맞고 죽을 상황에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심근염·심낭염, 아나필락시스 등 중대한 이상반응을 겪거나 코로나19 백신 구성 물질에 중증 알레르기 발생 이력이 있는 경우 백신 접종 예외자로 분류한다. 중대한 이상반응에 의한 접종 예외자는 질병청이 백신과의 인과성을 판단해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만 인정된다. 민간 의료기관의 소견만으로는 예외 인정을 받을 수 없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의 예외에 대해서는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중대한 이상반응으로 관할 보건소로부터 접종 연기·금기 대상자 통지(문자 등)를 받은 경우 가까운 보건소에서 접종증명·음성확인제 예외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때 ‘중대한 이상반응’에는 아나필락시스, 혈소판감소성혈전증, 모세혈관누출증후군, 심근염·심낭염 등이 포함된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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