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일본 언론사에 소속된 서울 주재 한국인 기자의 통신자료를 수집한 사례가 또 드러났다. 일본 언론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4일자 지면을 통해 공수처가 자사 서울지국 소속 한국인 기자 1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자는 공수처의 통신자료 수집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28일 휴대전화 가입 업체에 과거 1년간 수사기관의 개인정보 조회가 있었는지 문의해 전날(3일) 결과를 통보받았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이 기자가 받은 통지서에는 공수처의 요청에 따라 작년 8월 6일 기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휴대전화 가입일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적혀 있었다. 공수처가 자료조회를 요청한 이유에는 “재판이나 수사,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보에 위해를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보 수집”으로 적혀 있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공수처가 일본 언론사 서울 주재 한국인 기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아사히신문, 도쿄신문에 이어 세 번째다.
마이니치신문은 서울지국을 통해 공수처에 자사 기자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이유를 질의했다고 한다. 이에 공수처는 서면으로 “수사상 필요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요청했다. 언론의 취재 활동을 사찰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어떤 사안에 대해 수사상 필요가 생긴 것인지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지면에 사장실 홍보담당자 명의의 코멘트로 “‘수사상 필요’라는 설명만으로는 ‘언론 자유’가 위협받는다는 우려를 불식할 수 없다”며 조회 경위와 이유에 관한 추가 설명과 재발 방지를 공수처에 재차 요청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공수처와 별도로 서울경찰청이 지난해 5월 자사 서울지국 한국인 기자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 신문은 서울경찰청 담당자가 3일 구두로 “남북관계 발전법 위반을 둘러싼 사건으로 수사 대상자의 통화 상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회했다”며 구체적인 경위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공수처, 日 마이니치 기자 통신자료도 조회…아사히·도쿄신문 이어 3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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