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먹는 치료제로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27일 긴급사용승인됐다. 다음달 중순부터 최소 100만명분가량의 먹는 치료제가 순차 도입될 예정이다.
백신 공급 초반 제때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양을 조기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증화 억제라는 기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신속한 진단과 처방도 요청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긴급사용승인했다. 1회 복용분은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차단하는 니르마트렐비르 두 알과 약효 지속을 돕는 리토나비르 한 알로, 이를 하루 두 번씩 총 닷새간 먹으면 된다. 투여 대상은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경증·중등증의 성인 및 체중이 40㎏을 넘는 12세 이상 환자다.
임부는 이익이 위해를 웃돌 때만 이 약을 쓰고, 투여하는 동안에는 수유를 중단해야 한다. 중증 간장애·신장애 환자 등에 대해서도 투여가 권장되지 않는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약물 부작용에 대해선 인과성을 평가하고 필요하다면 사용 중단이나 회수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부작용은) 대개 가벼운 양상으로 투약이 끝난 뒤 대부분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기대효과로 코로나19 중증화율 감소를 꼽는다. 임상시험에서 90%에 육박하는 중증화·사망 예방효과를 입증한 만큼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나 재택치료자의 상태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경구용 치료제) 60만4000명분에 대한 선구매 계약과 추가 물량 확보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확보한 팍스로비드 30만명분과 머크(MSD)사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 외에 팍스로비드 6만2000명분을 더 구매했다. 정부는 추가 물량 40만명분에 대한 계약도 내년 1월 초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 중이다.
주요국도 경구용 치료제 확보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미국은 팍스로비드 1000만명분을 구매한 데 이어 몰누피라비르도 310만명분 도입하기로 했다. 영국도 두 치료제를 각각 275만명분, 223만명분 주문했다. 도합 360만명분을 구매한 일본은 이번 주말부터 우선 몰누피라비르 20만명분을 주요 의료기관에 배송한다.
경구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선 신속한 진단·처방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체내에서 빠른 속도로 증식하는 델타·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이미 상태가 악화된 뒤 치료를 시작하면 약을 제대로 쓰지도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증상 발현 후) 3일 이내에 쓸 때 효과가 좋은 만큼 확진이 의심될 땐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역학조사나 재택치료 배정에 걸리는 시간도 더 단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경모 임송수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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