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비롯한 서울 8개 시립병원 간호사의 정원 부족 인력이 올해 7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월 최대 40시간을 넘어서는 초과근무, 생활치료센터에 비해 적은 수당에 따른 이직 등으로 인해 ‘메디컬 번아웃(의료진 탈진 현상)’이 벌어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시가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8~2021 서울 시립병원 정원 과부족 현황’에 따르면 서울의료원과 어린이·서북·은평·보라매·동부·북부·서남병원 전체 정원 부족 인원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에 37명이었다. 그러나 2019년 66명, 지난해 97명으로 늘어나더니 올해는 11월 현재 172명으로 77%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의 간호사 엑소더스가 심각했다. 서울의료원의 정원 부족 인원은 2018년 3명, 2019년 33명, 지난해 48명을 거쳐 올해 123명으로 폭증했다. 이어 동부병원(36명), 서남병원(8명), 보라매병원(5명), 북부병원(4명) 등 순이었다. 서울의료원의 퇴직 간호사 수도 같은 기간 123명→108명→69명으로 줄어들다가 올해 134명으로 급상승했다.
간호사 1인당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2018년 9.6시간, 2019년 9.2시간, 지난해 8.2시간으로 감소하다가 올해 15.5시간으로 배 가까이 상승 반전했다. 환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간호사의 빈자리를 노동력을 ‘갈아넣어’ 버티고 있는 셈이다.
올해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어린이병원이 42.1시간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병원(22.3시간), 동부병원(10.1시간), 북부병원(10.0시간), 서울의료원(9.9시간)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수당 차이도 간호인력의 부족 현상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간호사 1인당 수령 가능한 코로나19 수당 연평균 지급액은 서울의료원 122만6000원, 보라매병원 137만6000원, 동부병원 549만8000원이었다.
반면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서울의료원 파견자 344만7000원, 보라매병원 파견자 824만3000원, 동부병원 파견자 449만2000원으로 동부병원을 제외하곤 생활치료센터 근무자가 훨씬 많은 수당을 받았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환자 중증도가 높고 업무 강도가 센 본원 간호사들이 생활치료센터로 옮기거나 아예 옷을 벗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 시립병원 간호사는 “공공병원은 간호사 월급이 일반 대학병원보다 굉장히 낮은데 코로나19 상황이 2년간 이어지면서 완전히 탈진한 경우가 많다”며 “그만두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전했다.
이처럼 간호사 이탈이 극심해지자 서울시는 각 병원에 본원 간호사의 생활치료센터 순환 근무를 권고했다. 서울의료원의 경우 권역응급의료센터 유치에 나서면서 올해 정원을 늘렸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채용을 다 하지 못해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강준구 김이현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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