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도 창문도 흔들”…4.9 지진에 제주 여행객 ‘깜짝’

Է:2021-12-14 21:43
ϱ
ũ

14일 오후 5시19분 규모 4.9 지진
여행객 “이렇게 땅 흔들린 건 처음”
여진 9차례, 1년 정도 이어질 수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의 한 식당에서 주방에 있던 주민이 흔들림이 감지되자 황급히 뛰어나오고 있다. 연합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기상청이 1978년 관측한 이후로 역대 11번째 규모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현장에 있던 제주시민들과 여행객들의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32km 해역에서 14일 오후 5시19분16초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3.15도, 동경 126.24도며 진원 깊이는 17㎞다. 8시 30분까지 발생한 여진은 모두 9번으로, 규모는 1.5∼1.7 수준이다. 자동으로 감지되는 지진 조기경보는 최초 관측 후 12초 만에 작동했고, 긴급재난문자(CBS) 전송과 TV 자막방송은 1초 후 전국으로 요청됐다.

14일 오후 5시 19분 16초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32km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제주지역 계기진도 5, 역대 11번째

이번 지진으로 인한 제주도의 계기진도는 5로 파악됐다. 계기진도 5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진다. 전남은 3, 경남과 광주, 전북이 2를 기록했다. 여진은 이날 오후 7시30분 기준 총 9회 발생했으며 평균 1.6~1.7 규모로 나타났다.

유감신고 현황은 이날 오후 5시43분까지 제주와 전남이 각각 50여건, 27건으로 집계됐다. 광주 4건, 대전 4건, 부산과 서울 2건이 뒤를 이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한반도 주변 남해와 서해 해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주향이동 단층운동으로 분석하고 있다. 단층 방향은 남북 또는 북서다. 지진을 발생시킨 단층 움직임을 해석해 계산한 모멘트 규모(Mw)는 4.8이다.

이날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 1위에 해당한다. 그간 제주 남부해역에서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적 없어 이날 지진이 가장 큰 지진이다. 또한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래 역대 공동 11번째 규모기도 하다. 진앙반경 50㎞ 내 발생 지진 가운데 2005년 6월 15일 제주시 고산 남쪽 26㎞ 해역에서 발생한 3.9 규모 지진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크다.

지진해일 발생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지진은 한반도 주변 남해·서해에서 주로 발생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향이동단층은 단층의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을 뜻하며, 지진해일을 일으킬 정도의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은 애초 규모 5.0 이상 지진 발생 시 자동으로 발령하는 지진 조기경보에 따라 규모 5.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지진 전문분석사의 상세한 분석을 통해 규모 4.9의 지진이라고 하향 조정했다.

14일 오후 제주 인근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한 뒤 제주도교육청 공무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있다. 제주도교육청

“건물 크게 흔들려”… 온라인 목격담 이어져

지진은 서귀포시뿐 아니라 제주 전 지역에서 감지됐다. 다행히 현재까지 사람이 다치거나 건물이 파손돼 출동한 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최고층 38층(169m) 드림타워에서도 약간의 흔들림만 있었을 뿐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파트 1건의 난간이 뒤틀렸다는 피해 신고가 들어왔으나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아니었다. 제주도는 지진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격상하고,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 근무’를 발령했다.

온라인상에는 지진을 느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다고 소개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지진이었다”며 “아버지도 놀라셨는지 뒤늦게 확인하니 부재중 전화가 5통이나 와 있더라”고 언급했다.

마라도 한 펜션에 있다고 밝힌 누리꾼은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침대가 흔들려 깜짝 놀랐다. 창문이 심하게 흔들려 지진임을 깨닫고 밖으로 뛰쳐 나왔다”며 “창문이 깨지진 않을까, 건물이 무너지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고 했다.

건물들이 3∼4차례 크게 흔들렸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귀포시를 여행 중이던 강승택(29)씨는 국민일보에 “재난 문자가 오더니 4~5초 정도 땅이 크게 흔들렸다. 건물이 무너지는 줄 알아 주변에 소리를 지르는 이들도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진이 감지되자 제주도교육청 직원들이 건물 밖 주차장으로 대피하는 등 제주지역 관공서 직원과 주민들은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는 후문이다. 제주공항에서는 활주로 점검차 제주 기점 출발·도착 항공편이 10여분간 잠시 기다리기도 했다. 현재는 정상 운행 중이다.

기상청은 추가 여진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유상진 기상청 지진화산정책과장은 이날 지진 관련 온라인 브리핑에서 “규모 4.9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며 “수개월에서 1년 정도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감시·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