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택시기사에게 ‘네 엄마가 가르쳐서 너 이거 하는 거야’, ‘이거 하면 얼마 벌어?’ 등의 막말을 퍼부은 20대 승객이 본인의 논란에 대한 심경을 직접 밝혔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TV’에는 ‘15억 아파트로 택시기사 갑질한 금수저를 만났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앞서 카라큘라는 지난 8일 20대 승객 A씨의 만행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에는 A씨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 담겼다.
카라큘라는 A씨에게 폭행 사건 보도 후 주변에서 연락이 자주 오는지 물었다. A씨는 차분한 말투로 “‘기사에 너 나왔다’며 연락이 많이 온다”며 “(블랙박스 영상) 링크도 많이 보내줬다”고 말했다.
A씨의 부모 역시 아들의 폭언·폭행 사건을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뉴스 나오고 말씀드렸다”며 “부모님은 택시기사 분과 합의하라는 쪽으로 말씀하시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이 기회에 저도 정신 차리려고 집에서 반성 많이 하고 있다”며 “택시기사님 치료비와 합의금 다 마련해서 정중히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부터 술 먹으면 기억이 안 나는 것도 있었고 누가 자다가 깨우면 짜증 내는 부분들이 많아서 약물치료를 하려고 상의 중”이라며 “학창 시절에도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깨우면 그랬다”고 덧붙였다.
또 A씨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틀 뒤 언론 보도를 보고 자신의 잘못을 인지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기억나는 건 기사분이 신고했다고 하는데 그때는 단순히 제가 먼저 욕설을 해서 시비가 붙은 간단한 사건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택시기사에게 맞았다며 ‘쌍방폭행’으로 맞고소 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때 (제 몸에도) 상처가 조그맣게 있었다. 지구대 가서 얼굴을 맞았다고 했다. 몸 주변이 욱신거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택시기사에게 폭언하고 폭행한 것은 기억이 안 나면서 본인이 맞은 건 기억이 나냐’는 비판에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또 “우리 집이 얼마인지 알아? 미안한데 거의 15억이야”라며 택시 기사의 부모를 향한 도 넘은 폭언을 이어간 것에 대해서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 아파트가 자랑할만한 것도 아니고 가격이 비싼 것도 저도 아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카라큘라는 영상 말미 “가해자는 카라큘라 설득에 맞고소를 취하하기로 했으며 택시기사를 찾아뵙고 정중한 사과와 피해 보상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A씨와 택시기사 사이에 폭언과 폭행이 오갔던 사건은 지난 5일 새벽 서울 송파구에서 발생했다. A씨는 자신을 깨우고 요금을 낼 것을 요구한 택시 기사를 향해 “XX 짜증 나게 하네”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이어 택시기사를 택시에서 강제로 끌어 내리며 “너희 엄마가 얼마나 가진 게 없으면 지금 택시나 하고 있어?” 등의 막말과 함께 폭행했다.
이에 택시 기사 측은 지난 8일 카라큘라 유튜브에 “욕이라는 것도 등급이 있는데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같다”면서 “부를 축적했다더라도 사회 도의상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니냐”라고 분노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